‘평화열차’ 국내 참가단 10월 6일 서울 출발… 19∼77세 130여명 염원은 “평화 통일”
입력 2013-10-03 17:29
분단과 통일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을 출발해 모스크바와 베이징을 거쳐 부산에 이르는 평화열차 참가단이 6일 오전 서울을 출발, 23일 간의 대장정에 오른다. 19세 신학생부터 77세 은퇴 목회자까지 이번 평화열차 참가자 130여명의 염원은 한반도 평화통일이었다.
최고령 참가자이자 재일동포인 정숙자(77·여·한국여교역자연합회 증경회장) 목사는 3일 “‘보이지 않는 38선’으로 재일동포들이 큰 아픔을 겪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남북 분단 이후 재일동포 사회는 조총련과 민단 소속으로 나뉘어 이웃 간에도 원수처럼 살아왔다”며 “지금도 남북 관계는 재일동포들의 삶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4년 전 유방암 수술을 받은 정 목사에게 3주 간의 기차여행은 체력적으로 버거운 일정이다. 하지만 그녀는 가슴 속 응어리를 이번 여행을 통해 풀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북한 통과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우리의 간절한 소원이 전해져 평양을 거쳐 귀국하고 싶다”며 “모래알 같은 노력이겠지만, 이번 여행이 그 자체로 세계를 움직이는 감동이 되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통일의 물꼬가 트이기를 바란다”고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했다.
부산 해운대감리교회 한석문(49) 목사는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와 우리들의 어리석음으로 통일의 길이 가로막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반드시 평양을 통과해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를 전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연소 참가자인 한신대 신학과 1학년 최우주(19)씨는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과 교제하며 신학적 지적 지평을 넓히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평화열차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의 사전행사로 당초 베이징에서 평양을 경유해 부산까지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로 평화열차의 북한 통과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평화열차를 진행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마지막까지 남북 양국에 평양 경유 승인을 요청한다는 입장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