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장착 휴대전화 4분기 출시… ‘휘는 스마트폰’ 시대 빨라진다

입력 2013-10-03 17:21 수정 2013-10-03 22:17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4분기에 출시키로 하면서 ‘휘는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공상과학 영화에서 본 것처럼 자유자재로 휘고, 돌돌 말아서 들고 다닐 수 있는 스마트폰은 기술적으로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휘는 배터리와 기판을 만드는 기술 개발은 이뤄지지 않았다.

3일 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조만간 내놓을 스마트폰은 고정된 곡면 형태의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 LG전자는 다음달쯤 출시할 예정이다. 미 IT 전문매체 시넷은 LG전자가 선보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이름이 ‘G 플렉스(Flex)’이며 6인치 화면 크기의 곡면 형태라고 보도했다.

두 회사가 올해 내놓은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처럼 오목하게 휜 화면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연상하면 된다. 사용자가 임의대로 휘거나 구부릴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휘는 스마트폰’이라고 알려지고 있는 것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정의 때문이다. 기존 디스플레이는 유리를 사용하는 반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폴리이미드(Polyimide) 같은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유리로 된 디스플레이는 휘게 만들기 힘들지만 플라스틱은 가능하다. 무게가 가볍고 충격에도 강해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데 여러모로 유리하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휘게 만든다는 의미 말고도 소재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면서 “현재 단계에서는 유리 말고 다른 소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기술로만 보면 자유롭게 휘는 것도 가능하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자유자재로 휘게 할 수 있는 ‘윰(YOUM)’ 디스플레이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문제는 디스플레이 말고 다른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스마트폰 자체를 휘게 하려면 반도체, 기판, 배터리 등이 모두 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기술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윰도 시연할 때 배터리와 기판 등은 별도로 연결했다. 업계에서는 관련 기술 개발이 이뤄지려면 몇 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곡면 형태의 스마트폰을 내놓는 것은 기술 선도 업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강하다. 스마트폰 도입 이후 바(bar) 형태로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 곡면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도입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휘는 스마트폰을 만들 정도의 기술에 도달하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웨어러블(wearable·착용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가 실생활 전반에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