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휴일인 개천절·한글날도 경마장 영업… 사행심 조장하는 마사회

입력 2013-10-03 04:59

한국마사회가 공휴일인 개천절(10월 3일)과 한글날(10월 9일)에도 일부 경마장 영업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올 들어 뚝 떨어진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사행성 사업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일 한국마사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휴일 경마 시행 계획안’에 따르면 이달 3일에는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9일에는 제주경마공원에서 경주가 열린다. 마사회가 금·토·일요일을 제외하고 주중인 3일(목)과 9일(수) 경마를 시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은 금요일과 일요일에만 경기가 열려 왔지만 개천절이 포함된 이번 주에는 목요일과 일요일에 경주가 열린다. 제주경마공원의 경우 금요일과 토요일에 열리는 경주를 수요일과 토요일로 조정했다.

베팅 가능한 경기 횟수도 늘어났다. 개천절이 있는 10월 첫째 주에는 실제 말이 뛰는 경주와 중계 경주를 포함해 114회의 경기가 열릴 계획이었으나, 중계 경주를 늘려 입장객들이 베팅할 수 있는 경기가 134회로 대폭 증가했다. 한글날이 들어있는 10월 둘째 주 역시 당초 예정됐던 114회보다 늘어난 134회 경기가 진행된다. 실제 말이 뛰는 경주 수는 변함이 없지만, 다른 지역에서 열린 경주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베팅하는 중계 경주가 늘어난 것이다. 중계 경주는 입장 및 마권 판매가 정규 경주와 동일하게 이뤄진다.

마사회가 무리한 주중 경기를 강행하는 까닭은 올 들어 급격히 떨어진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새누리당 이운룡 의원이 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4조9568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같은 기간 4조2039억원으로 7529억원이나 줄었다. 입장 인원 역시 같은 기간 2012년 8949명에서 올해는 8465명으로 감소했다.

마사회는 1인당 1000원씩 받는 입장료 외에 입장객이 지불하는 마권 금액 중 11%를 받고 있다. 마권은 100원∼10만원 내에서 구매할 수 있고, 당일 열리는 전체 경주의 마권을 구입할 수 있어 통상 1인당 하루 최대 130만원 정도를 베팅할 수 있다.

마사회는 이번 추가 개장을 통해 572억5800만원의 추가 매출이 발생하고 66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27일 열린 마사회 이사회에서 상임이사 전원이 찬성했고, 비상임이사들 역시 별도 의견을 내지 않아 사실상 만장일치로 공휴일 개장이 결정됐다.

마사회는 “경마가 레저스포츠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주중 시범 경마를 시행해 문제점과 반응을 조사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라며 “경마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관람의 장을 제공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마사회의 공휴일 개장은 매출 증대만 목표로 했다는 비판의 소지가 크고, 사행산업이 확산되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