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차 한·미안보협의회] 구조 다른 미사일 방어체계… 한국 ‘MD 참여’ 멈춤
입력 2013-10-02 18:45 수정 2013-10-02 22:22
한·미 당국은 2일 SCM 회의에서 각자 독자적인 미사일 방어체계(MD)를 구축하되 상호 운용성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는 일각에서 미국이 한국에 MD 편입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미국형 MD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가 구조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편입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국의 KAMD는 한반도 작전 환경에 국한돼 있다. 따라서 요격 대상도 사거리 1300㎞ 이하 노동 및 스커드 등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이다. 방어 단계와 요격 고도도 종말 단계 하층 방어를 위해 지상 10∼30㎞를 탐지·타격하는 구조다.
반면 미국의 MD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5500㎞ 이상의 대포동 등 중·장거리 미사일(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요격 대상이다. 또 미사일 상승-중간-종말 단계 각각을 방어하기 위해 지상 10∼100㎞ 요격 고도를 갖춘 다층적인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한·미·일 3국 MD 체계를 구축, 북한과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달 30일 수행기자들에게 북한 탄도미사일이 한반도는 물론 역내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른바 ‘공동 통합 미사일방어체계(JIMDS)’를 언급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한반도 안보 당사자인 한국이 MD에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안보 무임승차’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MD 참여가 우리 실정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자칫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하다. 특히 MD에 참여할 경우 미사일 구입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이 부담이다. MD에 참여하면 우리 정부는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맞서 고고도방어체계(THADD) 미사일 등을 도입해야 한다.
결국 한·미는 일단 서로 독자적인 MD와 KAMD를 구축하되 미국 측이 지속적으로 한국에 MD 체계 편입을 요구하는 형국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