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니, 양의 탈 쓴 늑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화해 손짓 이란에 독설

입력 2013-10-02 18:16

“로하니를 믿지 마라. 양의 탈을 쓴 늑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서방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고 있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1일(현지시간) 제68차 유엔 총회 마지막 기조연설자로 나선 자리였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이스라엘이 혼자 서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면 이스라엘은 홀로 서겠다”고 강조했다. 로하니를 강경파로 악명 높았던 전임 대통령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와 비교도 했다. 그는 “로하니와 아마디네자드가 달라 보일 수 있지만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해서 차이는 딱 한 가지”라며 “아마디네자드는 늑대의 탈을 쓴 늑대였고, 로하니는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계획이 폐쇄됐다는 사실이 검증될 때까지 국제사회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자연스럽게 북한 핵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북한은 이란처럼 자신들이 개발하고 있는 핵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도 이란처럼 경제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허한 약속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중동에서 핵무장한 이란은 또 다른 북한이 아니라 50개의 북한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반발을 이해한다는 분위기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은 최근까지도 이스라엘을 없애버리겠다고 했던 나라 아니냐”고 논평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