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자유무역구 투기 바람

입력 2013-10-02 18:14

상하이자유무역구 주변 지역에 벌써부터 투기 광풍이 불고 있다. 상하이 푸둥(浦東)신구 일대 땅값은 지난 두 달 사이 20%나 치솟았다. 이는 같은 기간 상하이시 부동산 평균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상하이자유무역구에 대한 중앙정부의 정책에 지나친 기대를 건 나머지 투기 자본이 뛰어든 결과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전했다. 해외 자본도 이곳 땅 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부동산정보(CREI)의 조사책임자인 데이비드 홍은 “단기적으로는 이곳 부동산 가격이 최고점에 이르렀다”며 “앞으로 부동산 동향은 자유무역구 자체보다는 거시경제 요인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국무원이 “향후 2∼3년 동안 상하이자유무역구 내에서 개혁적인 실험을 할 것”이라고 밝힌 데서 보듯 그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곳에서 위안화의 자유 태환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도 지난달 29일 열린 상하이자유무역구 현판식에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비롯해 고위직 인사들이 대거 불참한 것은 상하이자유무역구와 관련한 정책을 놓고 당 내부에 엇갈린 기류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CRIC의 조사팀장 데이비드 장은 이와 관련해 “상하이자유무역구가 하룻밤 사이에 건설될 게 아닌 데다 구체적인 정책도 아직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특히 이곳에서 매력적인 주택건설 용지가 공급될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