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걸을수록… 영화가 흥행할수록… 예금금리 더 챙겨 드릴게요

입력 2013-10-02 17:28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자 은행들이 다양한 이색 조건을 내걸고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들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상당수가 건강, 문화 등과 연계된 상품으로 웰빙과 재테크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업은행은 많이 걸을수록 우대금리를 주는 ‘IBK 흔들어 예금’을 최근 출시했다. 스마트폰의 만보기 앱을 실행해 흔들림에 따라 걸음 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계약 만기 전까지 3만 걸음 이상은 연 0.1% 포인트, 5만 걸음 이상은 0.2%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스마트폰 ‘IBK ONE뱅킹’이나 흔들어 예금 앱으로 가입하면 0.2% 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더해져 1년 만기에 최고 연 2.85%의 이자를 받는다.

하나은행의 ‘행복·건강 S라인적금’도 건강을 챙긴 고객들에게 최대 0.6% 포인트 우대금리를 얹어 준다. 건강한 식사습관 및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 생활 서약서 작성시 연 0.2% 포인트, 마라톤·걷기대회 참가증 및 운동관련 수강증 제시 등 건강 생활 실천에 따라 연 0.2 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헌혈증, 봉사활동확인서, 기부금영수증 나눔과 관련한 증명서를 제출할 경우에도 0.2% 포인트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경남은행도 경남 둘레길 애플리케이션이 소개하는 탐방코스를 10㎞ 이상 걸으면 0.1% 포인트, 20㎞ 이상 걸으면 0.2%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둘레길적금’을 최근 선보였다.

영화 흥행에 따라 우대금리를 보태주는 상품도 있다. 우리은행이 오는 11일까지 판매하는 시네마정기예금은 이번주 개봉하는 영화 ‘소원’의 관객수에 따라 우대금리가 붙는다. 기본 금리는 연 2.7%지만 영화 관람객이 50만 명을 돌파하는 경우 연 2.75%, 100만 명을 돌파하는 경우 연 2.78%의 금리를 각각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이 2010년 내놓은 ‘영화사랑적금’도 꾸준히 흥행 질주를 하고 있다. 최고 연 3.0%(36개월 만기)의 기본이율에 적금가입시 영화 불법 다운로드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할 경우 연 0.2% 포인트, 적금 가입월부터 만기 2개월 전까지 KB국민카드로 3회 이상 영화를 예매하는 경우 연 0.3% 포인트, 개봉한 한국영화의 관객수에 따라 0.1∼0.5%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할아버지와 손주가 함께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도 있다. NH농협은행이 최근 출시한 ‘내 생애 아름다운 정기예·적금’은 만 45세 이상 가입자에게는 0.1% 포인트, 조부모와 손주가 함께 상품에 가입하면 각각 0.2% 포인트, 농협은행 신용·체크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최고 0.2%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이밖에 대구은행은 독도의 달 10월을 맞아 독도를 방문해 ‘독도명예주민증’을 받은 예금고객 등에게 최고 0.2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독도사랑 예적금을 특별판매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착한운전 마일리지 제도’ 신청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키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일 “건강, 문화 등을 연계한 상품은 한시적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수익성 고심에 빠진 시중은행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