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만족 산청으로 힐링여행 오세요”
입력 2013-10-02 17:22 수정 2013-10-02 22:58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맞아 경남 산청의 동의보감촌에서 열리고 있는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한의학 등 전 세계 전통의약을 체험하려는 방문객들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왕산 자락에 위치한 동의보감촌은 구절초를 비롯해 온갖 가을꽃들이 만개했다. 중첩첩 펼쳐지는 지리산 자락에는 어느새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현장으로 한방체험을 겸한 가을여행을 떠나본다.
동의보감은 ‘사람에 따라 몸이 살찌고 마른 것이라든가 수명의 길고 짧음은 마시는 물에 그 원인이 있다’며 정화수 한천수 국화수 납설수 춘우수 추로수 등 33가지의 물을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만물은 흙에서 태어난다며 복룡간 동벽토 서벽토 호황토 등 약으로 사용되었던 18가지의 흙도 제시하고 있다. 모두 산자수명한 산청에서 구할 수 있는 물과 흙이다.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는 여느 엑스포와 달리 건강에 관심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몸이 아프거나 음식과 생활습관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전통 및 첨단 의약정보가 영상 등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장에서 무료로 침 시술을 받거나 지리산 청정지역에서 재배된 약초를 싼값에 구입할 수 있어 일석삼조 여행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조선시대 혜민서를 닮은 동의보감촌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곳은 중국 인도 스리랑카 루마니아 터키 등 동서양 20개국의 전통의약을 한눈에 보고 무료로 체험해보는 세계관. 코너마다 통역 자원봉사자가 상주하고 있어 세계 각국의 전통의약을 체험하고 이해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5개의 존으로 구성된 세계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동양의학을 대표하는 중국관. 중의약방인 중국 동인당의 명의(名醫)가 체험객에게 건강진단을 해주고, 상하이중의대의 추나요법 전문가들은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체험객에게 추나요법 시술을 해준다. 추나요법은 인체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척추와 골반의 잘못된 위치를 바로잡아주는 치료법.
전통의약체험은 나라마다 다양하다. 체구가 크고 비만환자가 많은 몽골인들은 전통적으로 약초 찜질을 통해 관절 질환을 치료한다. 혈당을 내려주는 인도의 짜이차 시음과 체험객의 체질에 맞는 오일로 두피마사지를 해주는 스리랑카의 시로다라 두피 마사지 체험도 인기가 높다. 티베트 코너에서는 아침 첫 소변을 받아오는 체험객을 대상으로 달라이 라마 주치의가 소변 색깔과 거품 상태를 보고 건강상태를 진단해준다.
이밖에도 루마니아의 전통 민간요법 진단 체험, 체질과 아픈 부위에 따라 음악을 듣고 아픈 곳을 치유하는 터키의 음악체험, 태국의 전통 마사지 체험도 인기가 높다. 전통 무희의 압살라 공연이 펼쳐지는 캄보디아 코너에서는 유료(5000원)로 발마사지 체험도 받아볼 수 있다.
동의보감에 근거한 우리나라의 전통 한의학을 체험하려면 한방체험관을 찾으면 된다. 천궁을 비롯한 32가지 약재를 넣어 만든 베개에 누워 효능을 실감해보는 신침법 체험, 진단기를 통해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해보고 자연의 소리와 심신안정에 좋은 약재향으로 가득한 터널을 걷는 스트레스 해소 체험, 족욕 및 반신욕 체험, 신체 곳곳을 자극하는 건강 경락법 체험은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지문인식 진단기를 이용한 사상체질 진단, 안면스팀기를 이용한 한방증기 체험, 미용비누인 향비조 만들기 체험, 자신의 체질에 맞는 차를 즉석에서 만들어 마셔보는 한방차 만들기 체험, 한의사로부터 맞는 다이어트침과 금연침 체험도 신비롭다. 동의보감박물관에서는 신장, 체중, 체지방, 혈압, 맥박, 악력 등을 무료로 측정해줘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세계관과 한방체험관의 체험프로그램이 맛보기라면 동의본가 힐링타운의 숙식을 겸한 1박2일 프로그램은 한방과 힐링 치유 기능을 접목한 고급체험으로 치유를 목적으로 한다. 한의사의 개인상담을 통해 체질맞춤형 한방침을 시술하고 등근육 이완 마사지, 복무마사지, 얼굴 피부관리, 효소 찜질도 곁들여진다.
허준순례길 2코스에서 진행되는 체질별 숲속 족욕체험도 흥미롭다. 구절초가 만개한 허준순례길을 산책하다 다리가 아플 때 쯤 실개천이 흐르는 숲속 의자에 앉아 태양인 태음인 등 사상체질에 따라 제공되는 약재를 넣은 물통에 발을 담그면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 숲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와 새소리, 그리고 바람에 실려오는 그윽한 솔향은 족욕체험의 덤.
산과 계곡으로 이루어진 왕산 자락 1100만평 부지에 조성된 동의보감촌은 우리나라 최대인 30만평 규모의 구절초 단지를 비롯해 더덕, 당귀, 산양삼 등 산약초와 서양이 원산지인 허브 수십종이 식재되어 있다. 하얀 구절초가 가을바람에 산들거리는 모습과 페퍼민트 등 가을바람에 실려오는 온갖 허브향이 정신을 아찔하게 한다.
이밖에도 동의보감촌에는 한방목욕탕 가족탕 한방스파 등을 갖춘 한방약초탕과 지리산의 약초와 물로 한약을 달여 택배로 보내주는 본디올한의원, 약선음식을 판매하는 동의약선관, 숙박시설을 갖춘 한방자연휴양림 등을 갖추고 있어 한방과 자연을 주제로 한곳에서 모든 체험이 가능하다.
산청=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