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효자골 밥집’서 주민 손맛 보세요… 주민 공동 운영 식당 문 열어
입력 2013-10-01 19:22
1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효자1동 골목 어귀는 마을 주민들의 수다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동사무소 바로 앞에 자리한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잔치국수를 삶는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주방에서는 아낙들이 메밀전병과 고기, 떡을 접시에 담아내는 등 잔치 준비가 한창이었다. 30여명의 주민들이 이날 한자리에 모인 까닭은 주민들이 그동안 준비해 온 ‘효자골 밥집’이 문을 여는 날이기 때문이다. 주민 김금옥(67·여)씨는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운영하는 밥집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면서 “운영이 잘 될지 모르겠지만 밥집 운영이 잘 돼 마을도 발전하고 주민 간 소통도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밥집은 김운배 낭만골목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내놓은 건물과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식기류, 주민들이 손수 만든 식탁과 의자로 꾸며졌다.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 밥집은 25명의 주민이 2명씩 1조를 이뤄 운영을 맡는다. 박제숙(65·여)씨는 “밥집 운영이 처음이지만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마을 인심이 있어 자신감이 넘친다”면서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아니라 마을 발전을 위한 일인 만큼 손님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음식은 잔치국수와 백반, 비빔밥 등 3가지, 가격은 국수 3000원, 백반과 비빔밥 4000원이다. 운영 수익금은 마을 공동체 사업과 지역 독거노인을 위해 사용된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무너진 공동체를 회복하고 주민 간 소통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밥집 운영의 목적”이라면서 “밥집이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세대 간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효자골 밥집’은 (재)춘천시문화재단과 낭만골목추진위원회가 함께 추진한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낭만골목’ 2년차 사업 중 하나다. 지난 10년간 추진돼 온 재개발 사업 등으로 무너진 마을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것이 주 목적으로 담장에 벽화를 그리는 ‘테마가 있는 골목길’, 주민들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책으로 만드는 ‘효자마을 이야기책’, ‘효자골 밥집’ 등 3가지 사업으로 추진된다.
춘천=글·사진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