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셧다운 돌입] 시민 “아직은 실감 못해”… 공무원들 “일시해고 불안”

입력 2013-10-01 18:34


1일 0시(현지시간)를 기해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시작됐지만 대부분 미국 국민들은 아직은 그 파장을 실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연방 공무원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버지니아주 북부 비엔나시에 거주하는 전업 주부 아이다 힐러씨는 “셧다운이 장기화되면 국방부 발주 프로젝트와 관련된 민간업체의 컴퓨터 전문가로 일하는 남편에게도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과거에도 정부 서비스가 중지되는 일을 겪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제로 무급휴가를 가야 하는 연방정부 공무원들은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하이오주의 국립 데이톤항공역사공원 경비원으로 일하는 다르케즈 스미스(23)씨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학비와 최근에 태어난 딸에게 들어가는 돈 등으로 이미 생활이 쪼들리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지난 30일 밤부터 TV에는 업무가 중단되지 않는 정부의 ‘핵심 서비스’는 무엇이고, 중단되는 서비스는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화면이 반복 상영되고 있다.

백악관이 배포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경찰, 소방, 교정, 기상예보, 우편, 항공, 전기, 수도 등 국민의 생명 및 재산 보호와 직결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필수 인력이고 이들의 업무가 핵심 서비스다. 이들 공무원은 업무는 계속하지만 보수는 예산안이 의결돼야 소급 지급된다.

옐로스톤 등 국립공원과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박물관, 국립 동물원도 일시 폐쇄되며 정부의 주택자금 대출도 중단된다. 항공우주국(NASA)과 항공·철도·선박 등의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도 기능을 멈춘다.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박물관 가운데 입장이 무료인 곳은 문을 닫지만 유료인 곳은 방문객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연방정부의 기능이 일시 정지되더라도 외국인들에 대한 비자발급 업무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정부 셧다운에 따른 대응지침을 통해 “국내와 해외 영사업무는 관련 업무비용이 지원되는 한 100% 유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영사업무국에 의한 활동은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이는 외국인들에 대한 비자발급과 미국 국민들에 대한 여권업무를 계속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한 업무를 지속하는 부서의 경우에도 신규 출장이나 국제회의 참석 등이 금지된다. 대다수 부서가 2∼3주간은 거의 정상적으로 근무하게 되겠지만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국무부는 덧붙였다.

한편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일시 해고되는 동료 공무원들과 연대의 표시로 근무하더라도 급여는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존 케리 국무장관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에게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