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공중분해 가속화] 개미들 위험한 베팅
입력 2013-10-01 18:28
법정관리에 들어간 동양그룹의 채권과 주식에 ‘개미’들의 위험한 베팅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상거래 조짐이 보이자 감시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는 1일 동양증권이 2009년 발행한 회사채 ‘동양증권78’의 거래량은 지난달 27일 6억6860만원에서 동양그룹 법정관리가 시작된 지난 30일 14억290만원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동양증권78은 이날도 19억1470만원의 투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의 회사채인 ‘동양260’도 상황은 비슷하다. 투자자들은 법정관리 소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하루 6억9760만원의 투자금을 쏟아 부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2일 1140만원어치가 거래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동양시멘트가 발행한 회사채 ‘동양시멘트18’도 평소 1억원가량에 머무르던 거래량이 지난달 말 24억3600만원, 이날 33억1520만원으로 급등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동양그룹 회사채까지 거래량이 급격히 늘어난 건 단기 수익을 노린 개미들이 대거 몰린 탓이다. 회생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회사채 가격이 일순간에 크게 뛸 수 있다는 점이 투자 결정 요인이다.
동양그룹의 주식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현재 거래가 정지된 동양은 지난달 24일 거래량이 4290만주로 지난달 17일(233만주)의 18.4배로 뛰었다. 동양시멘트는 같은 기간 거래량이 51배 증가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회사채와 주식에 단기 투자자금이 몰리자 금융당국은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