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비 마련 위해 치르는 가짜 장례식… MBC 드라마 페스티벌 ‘햇빛 노인정의 기막힌 장례식’

입력 2013-10-01 18:16


드라마 페스티벌 ‘햇빛 노인정의 기막힌 장례식’(MBC·2일 오후 10시)

미국으로 떠난 자녀들과 연락조차 쉽지 않은 햇빛노인정의 붙박이 멤버인 송노인은 어느 날 폐암 진단을 받는다. 수술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송 노인을 위해 ‘김구봉 일당’ 등 노인정 멤버들은 아이디어를 짜낸다. 결국 “기왕 치르게 될 장례식을 미리 치러 조의금으로 수술을 해보면 어떠냐”는 생각으로 ‘가짜 장례식’을 모의한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꽃할배’로 거듭난 백일섭(69)이 주인공 ‘김구봉’역을 맡아 웃음과 감동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또 관록의 연극배우 이호재(72)가 ‘웅식’역으로 열연을 펼친다.

백일섭은 극중 “넌 왜 나를 산 송장 취급해? 나도 살고 싶은데”라며 애잔한 노인의 마음을 가감 없이 표현한다. 햇빛 노인정 멤버들이 가짜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선 너무 생생하게 부르는 탓에 연습 장소가 웃음바다가 됐다는 후문이다.

연출을 맡은 이성준 PD는 “노해윤 작가의 추천으로 백일섭과 이호재를 캐스팅했다”며 “거장들을 모시느라 힘들었지만 어른들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캐스팅했다). 요즘 드라마에 어른들 얘기가 있긴 하지만 밀도 있는 이야기가 부족한 것 같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드라마 페스티벌은 현대극부터 사극, 시대극이 망라된 단막극 프로젝트로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로 무장해 매주 수·목요일 같은 시간에 10편이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2007년 ‘베스트극장’ 폐지 이후 6년 만에 돌아온 단막극인데다 각자 다른 프로그램을 맡아온 젊은 연출가와 신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