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정부 17년만에 ‘셧다운’

입력 2013-10-01 18:05

미국에서 17년 만에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결국 현실화됐다.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안) 존폐 문제로 정면 대치를 계속해 온 미 공화당과 민주당은 2014회계연도(10월 1일∼내년 9월 30일) 예산안 처리 시한을 넘겨 1일 0시 이후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이 정지됐다. 미국 연방정부 기능이 정지된 것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5년 이후 17년 만이다.

1일부터 개시된 새 회계연도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연방정부 기관은 정치권이 잠정 예산안에 합의할 때까지 200만명의 연방 공무원 가운데 필수 인력을 제외한 80만∼120만명의 직원을 당장 ‘일시해고’해야 한다.

국방·치안·우편·항공·전기 및 수도 등 국민의 생명 및 재산보호에 직결되는 핵심 서비스는 계속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의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예산안 처리에 실패했다”고 의회를 겨냥하면서도 “의회와 협조해 가능한 한 빨리 정부 문을 다시 열고 공무원들이 일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셧다운이 얼마나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는 1995년 12월 16일부터 이듬해 1월 6일까지 셧다운 사상 최장 기간인 21일간 정부가 문을 닫았다. 상원과 하원을 각각 장악한 민주당과 공화당은 핑퐁게임 하듯 예산안을 다섯 차례나 상·하원에서 주고받았다. 그러면서도 제대로 된 협상조차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양당이 당장 협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