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너무 세게 나간다”… ‘靑 일방통행’ 우려 확산
입력 2013-10-01 18:05 수정 2013-10-02 00:22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퇴 파문을 거치면서 드러난 청와대의 일방적인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 여야 모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여당 내부에서조차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경식 민정수석 등이 기용된 이후 불통이 심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의원들은 만나기만 하면 “청와대가 요즘 너무 세게 나간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내 중립 성향의 조해진 의원은 1일 청와대를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조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요즘 청와대 내부 시스템에 권위주의적인 분위기가 더 심화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라며 “그런 부분이 시대 흐름과 맞지 않기 때문에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서도 “이런 상황이 생기면 시끄러운 말이 튀어나가지 않도록 박 대통령이 진 전 장관을 직접 불러 뜻을 확인하고 간곡히 설득하셨어야 했다”며 “(만나지 않은 게) 대통령 결정이든 주변 참모들이 소통의 역할을 못한 탓이든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서청원 내정설’이 나오는데 대한 당내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당 주변에서는 서 전 대표 공천에 청와대가 개입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조 의원과 김성태 박민식 이장우 의원 등 초·재선 의원 4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이 일전에 정치 쇄신의 기치를 내걸고 정치쇄신 특위를 구성했다”며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형이 확정된 자는 공천을 받을 수 없다는 게 당의 원칙인데 요즘 재·보궐 분위기가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근 일련의 사퇴 파문을 통해 ‘공포정치’가 부활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권력을 쥔 사람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어떤 자리에 있든 결코 남아나지 못한다는 것을 채 전 검찰총장 사건을 통해 보여줬다”며 “그래서 요즘 정치인들이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 가진 게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전병헌 원내대표도 ‘24시 비상국회 운영본부’ 회의에서 “박근혜정부가 엉망이 된 나라꼴에 대해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소신 장관에게 ‘배신자’라는 딱지를 붙였다”며 “대통령 뜻을 거스르면 다 배신자냐”고 따졌다. 이어 “대한민국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청와대 참모진부터 전면 쇄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병호 김동우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