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위주 채용 없애자” 정부-기업 손 잡았다

입력 2013-10-01 17:48

‘스펙’(학점·토익·자격증 등을 총칭) 위주의 신입사원 채용 관행을 없애기 위해 정부와 민간기업이 손을 잡았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대한상공회의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17개 기관·기업은 1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스펙 초월 채용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청년위는 지난 7월부터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활동을 5차례 진행했다. 남민우 청년위원장은 “직무와 무관한 과도한 스펙을 배제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질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뽑기 위해 기존의 채용 관행을 개선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업무협약식에서는 구직자들이 지나치게 스펙 쌓기에 몰입하는 탓에 사회적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000년대 초반 대기업 입사의 필수 요건으로 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등 ‘5대 스펙’이 꼽혔다면 최근에는 봉사, 인턴, 수상경력이 더해진 ‘8대 스펙’으로 늘었다. 스펙 쌓기를 위한 휴학과 학원 수강, 어학연수가 일반화되고 취업시기도 지연되는 추세다. 반면 기업은 원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찾기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말까지 기업들의 스펙 초월 채용사례를 분석·평가해 우수사례를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직무역량을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평가모델을 개발하고,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직무수행 능력 표준화와 교육·자격·훈련제도 개편도 추진한다. 공공기관 채용박람회에 스펙 초월 채용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내년 초 우수사례를 선정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입사지원서에 불필요한 스펙 기입란 삭제(LG), 전공·학력과 무관한 역량중심 채용프로그램 확대(삼성전자·네이버), 지방대 우수인재 확보(현대자동차)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