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물가 14년만에 0%대
입력 2013-10-01 17:49 수정 2013-10-01 22:38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년 만에 0%대를 기록했다. 올해 태풍 피해가 없어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지난해 같은 달 상대적으로 물가가 크게 오른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은 1일 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 상승했다고 밝혔다.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하락했다. 생활물가지수 하락은 1996년 관련 지수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신선식품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7.8% 내렸다. 신선채소가 12.7% 떨어졌고 기타신선식품(-14.5%), 신선과실(-6.5%), 신선어개(-0.9%) 등도 모두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동반한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일시적 현상일 뿐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가 살아나고 있고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오히려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9월의 0%대 상승률은 기저효과와 공급요인 안정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조만간 1%대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부가 내년 예산을 짜면서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 예상치인 2.5%를 달성하기는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GDP 디플레이터는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한 종합적인 물가지수다. 정부의 올해 GDP 디플레이터는 1.5%였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3.9%에 따라 GDP 디플레이터를 설정했다”며 “성장률이 달성된다면 큰 오차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