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학등록금 쌀 35가마… 1980년보다 3.5배 늘어

입력 2013-10-01 17:48

1980년에는 쌀 10가마를 내다팔면 대학 등록금을 낼 수 있었지만 지난해엔 35가마가 필요했다. 80년 도시가구와 엇비슷했던 농가소득은 30여년 만에 도시가구 소득의 절반을 간신히 웃도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농협경제연구소 박지호 책임연구원은 1일 ‘통계로 본 한국 농업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런 농가 경제 여건의 변화를 분석했다. 보고서를 보면 80년 쌀 한 가마(80㎏)는 4만8893원에 팔렸고 연간 대학등록금은 49만5058원이었다. 지난해 쌀 한가마는 15만7284원에 거래됐지만 대학등록금은 556만1600원으로 뛰었다.

역대 정부는 수출 중심의 경제 성장 정책을 펼치면서 국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저임금 드라이브를 걸었다. 저임금이 가능하려면 도시 근로자에게 의식주를 값싸게 공급해야 했다. 그 결과 농산물 가격이 억제될 수밖에 없었다.

낮은 농산물 가격 상승률 탓에 농가소득도 소걸음을 하게 됐다. 80년 당시 농가소득은 269만3000원으로 도시근로자가구(280만9000원)의 96%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농가소득은 도시가구 소득의 58% 수준에 그쳤다.

산업화 과정은 많은 인력을 필요로 했고 그 결과 농촌에서 도시로 대거 인력이 유출됐다. 80년에는 인구 100명 중 42명이 농촌에 거주했지만 2010년에는 18명만 농촌에 남게 됐다. 농사를 저버릴 수 없어 흙을 떠나지 못했던 농부들은 노인이 됐다. 지난해 농촌 고령화율(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9%를 기록해 농촌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농경지 면적은 매년 여의도 면적의 17.3배씩 사라졌지만 농가가 농경지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해 가구당 경지 면적은 오히려 늘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