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인구 41% 거주… 늙어 가는 수도권

입력 2013-10-01 17:39 수정 2013-10-02 00:39


2001년을 기점으로 수도권의 고령화 속도가 지방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인구 중 수도권에 거주하는 비중은 2000년 35%에서 지난해 41%까지 높아졌다.

LG경제연구원은 1일 ‘수도권이 늙고 있다’ 보고서에서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00년 이후 수도권에서 더 빨리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에 몰려 있던 1940∼50년대 출생 세대가 고령인구에 편입되고, 은퇴 후 지방 이동은 둔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인구에서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서울 10.3%, 경기·인천 각 9.3%로 전남(20.9%), 경북·전북(17.0%) 등에 비해 여전히 낮다. 하지만 고령화 속도를 보면 2000년 이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난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인구는 2000년 120만명에서 지난해 240만명으로 연평균 5.9% 늘었다. 전국 연평균 증가율(4.7%)를 웃돈다. 반면 65세 이상 수도권 거주 인구 중 지방으로 이동하는 비중은 2000년 2%가 넘었으나 지난해에는 1%대로 떨어졌다.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젊은층은 줄었는데 나가는 중장년층이 많은 점도 수도권 고령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20∼30대 인구의 수도권 순유입은 2000년 12만명에서 지난해 4만명으로 감소했다. 40∼50대는 2007년 이후 연간 2만명의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2011년에는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 순유출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수도권 인구 유출의 원인으로 경제부진을 꼽았다. 수도권의 성장 둔화가 일자리 창출 저하로 이어져 상대소득은 늘지 않는데 집값 등 지출 부담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혜림 선임연구원은 “수도권의 주택가격과 행정도시 같은 정책적 요소를 고려하면 당분간 수도권 인구유출과 고령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