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좁다”… 저비용항공사 해외서 훨훨
입력 2013-10-01 17:38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가격에서의 이점뿐만 아니라 특색 있는 마케팅으로 항공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국내선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에 힘입어 국제선에서도 다양한 마케팅으로 활동 폭을 넓혀가고 있다.
저비용항공사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제주항공의 인천∼괌 노선을 들 수 있다. 제주항공은 대한항공 독점노선이던 괌에 지난해 9월 27일 취항을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기존 국내 이용객들의 관광 패턴이 패키지여행 중심인 것을 감안해 개별자유여행객(FIT·Free Individual Tour)을 위한 마케팅을 새로운 전략으로 내세웠다. 제주항공은 괌 중심부에 ‘제주항공 FIT 전용 라운지’를 설치해 공항∼호텔 픽업 서비스, 관광 상품 및 렌터카 예약 등 기존 여행사가 하던 업무를 대행하며 자유여행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틈새시장 공략은 탑승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제주항공은 괌 노선 취항 1년째인 지난 27일 기준으로 월평균 탑승률 79%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제주항공 취항 후 괌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역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7월까지 10개월 간 괌을 방문한 한국인은 모두 18만9707명으로 2011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년 간 방문한 인원(16만5250명)을 훌쩍 넘어섰다. 괌 여행 패턴도 바뀌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패키지 여행객이 6.3%포인트 감소하는 대신 자유여행객의 비중은 9.8%포인트 증가했다.
대표적 효자 노선인 일본에서의 선전도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한국과 일본을 오간 여객 중 국내 5개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한 비중은 14.4%에 달했다. 일본 3개 저비용항공사의 비중이 5.6%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활약이 두드러진 셈이다. 상대적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이용 비중이 높은 것은 지속적으로 노선을 확대한 데다 현지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것이 원동력이 됐다.
에어부산은 신용카드보다 현금 결제가 일반화된 일본인의 특성에 맞춰 온라인 예약 후 편의점 및 우체국 현금인출기에서 현금으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일본 노선을 이용했던 승객을 대상으로 인천∼나고야, 김포∼나고야 노선에서 왕복항공권을 파격적으로 할인해 제공하는 이벤트도 실시했다. 이 밖에 저비용항공사들의 국제선이 일본, 중국, 동남아인 점을 감안해 한류스타를 이용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