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떨어지고 순도 높아진 마약… 공급과잉 최고 74% 하락

입력 2013-10-01 17:34

전 세계에 유통되는 마약의 값은 떨어지고 순도는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30일(현지시간) BBC가 국제마약정책학센터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90∼2010년 사이 유럽에서 아편 가격의 74%, 코카인 가격의 51%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그동안의 인플레이션이 반영된 수치다. 가격 하락은 공급 과잉 때문인데,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코카인과 헤로인, 대마초 등 마약류 유통이 점진적으로 증가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가격이 떨어지고 공급이 늘어났는데도 마약의 순도는 높아지고 있다.

센터는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세계 각국 정부의 마약 정책 실패로 보고 있다. 각국은 마약 공급 차단에 중점을 두고 관련 법안을 강화하는가 하면 범죄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는 데 주력해 왔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는 것. 영국 던햄 경찰서장 마이크 바튼은 마약을 합법화하면 범죄조직의 검은 수입을 없애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약중독은 처벌이 아니라 치료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게 바튼의 말이다. 센터 의장 에반 우드 박사는 “마약을 범죄가 아니라 공공의료 차원에서 다룰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