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다큐’ 끝내 무산… 美 공화당 압박에 CNN·NBC 제작취소 결정

입력 2013-10-01 17:34

CNN, NBC방송이 공화당 압력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다큐멘터리 및 미니시리즈 제작을 포기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주요 방송사가 경쟁하듯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힐러리 띄우기’에 나선 데 대해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고 공화당이 양 방송사의 대선후보 토론회 참여를 봉쇄하겠다고 압박에 나서면서 결국 제작을 취소한 것이다.

CNN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힐러리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나선 찰스 퍼거슨 감독이 다큐 제작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알려 왔다”고 밝혔다. 퍼거슨 감독은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힐러리에 대한 증언을 받으려고 100명은 족히 접근했는데 카메라 인터뷰에 동의한 사람은 고작 2명이었다”며 “정당인은 물론 언론인 등도 다큐 제작에 도움을 주려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스스로에게 자랑할 만한 다큐를 만들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작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CNN 발표 직후 NBC도 힐러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미니시리즈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내년 방영 계획으로 유명 여배우인 다이앤 레인이 힐러리 역을 맡기로 했었다.

NBC는 “힐러리 측이나 공화당의 압력이 미니시리즈 제작 중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공화당의 계속된 실력행사 공세가 원인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레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지난달 CNN, NBC에 대해 2016년 대선후보 토론회 주관 방송사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압박했다.

NBC 측 고위관계자는 “힐러리 미니시리즈는 발표 때부터 비판 여론이 많았다. 보도국 직원들의 내부 반발도 거세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