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희망 우리의 미래] 실천신학대학원대 설립자 은준관 박사
입력 2013-10-01 17:27
국민일보 창간 25주년-실천신학대학원대 개교 8주년 콘퍼런스
희망의 빛은 눈부셨다. 절망의 끝에서 건져 올린 빛이었다. 하마터면 잊혀질 빛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빛, 그 빛이었다. 개인과 사회, 교회를 소생시킬 무한한 희망의 빛이었다. 1일 서울 서초교회에서 열린 국민일보 창간 25주년 기념 및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개교 8주년 기념 콘퍼런스는 빛을 재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서 시작된 ‘하나님의 희망’은 위르겐 몰트만 박사의 ‘희망의 신학’으로, 은준관 박사는 ‘희망을 여는 교회’로, 임영수 목사는 ‘모새골의 미래와 희망’으로 각각 모습을 드러냈다. 또 4명의 희망 전문가들은 각 분야에 이를 적용했다. 1200명의 참가자들은 아멘으로 화답하며 하나님을 바라봤다.
“신앙의 세속화·영적 문맹 벗을때 한국교회 잠재력 무한대에 가까워”
1970∼80년대 세기의 기적이라 불리는 한국교회 성장은 ‘성전화(聖殿化)’로 기울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크고 작은 사회의 아픔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신앙의 세속화를 넘어 주술종교로 향하는 한국교회의 허상은 48시간마다 한명씩 자살을 선택하고 있는 우리 아들딸의 생명조차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한국 기독교 신앙의 세속화는 영적문맹(Spiritual Illiteracy)에서 온다. 신앙은 단순히 믿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새로 태어나는 것(being)이며, 동시에 하나님 앞에 응답하는 과정이다(being in becoming).
한국교회가 패러다임의 전환을 논의하기 위해선 예배, 가르침, 교제, 선교라는 4중 구조, 신앙체계가 하나님과 만나는 종말론적 통로이며 동시에 우리의 신앙을 온전케 하는 교회의 존재양식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근래 치명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것은 문화선교, 소그룹 운동, 영성운동, 열린 예배라는 이름으로 4중 구조의 성서적 신앙체계를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 예배와 교육 사이의 신앙의 끈도 오래전에 끊어놓았다. 그 결과 파편화된 프로그램만 즐비하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초대교회가 우리에게 물려준 예배, 가르침, 교제, 선교라는 성서적 신앙체계에 있다. 목회의 본질은 주일 공동예배와 성서연구, 성례전적 교제, 선교와 섬김의 공동사역을 예술적 경지로 디자인 하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잠재력은 무한대에 가깝다. 바알에게 절하지 않은 남은 자들, 긴긴 눈물과 고난의 여정을 지나온 그리스도인의 뜨거운 헌신이 아직 살아있다. 우리는 영적 문맹에 머물러 계속 있어선 안 된다. 이제는 한 사람 한 사람을 교인이 아닌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워야 한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