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의 미생물 무병장수의 길”… 전문약사 한형선씨의 자연테라피

입력 2013-10-01 16:59


‘내 몸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꼬마 난쟁이 내 친구들아. 내 몸을 건강하게 지켜 주어서 고마워. 내 몸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좋은 약도 만들어 줘!’ 자연테라피 전문약사 한형선씨가 음식을 만들거나 먹을 때마다 잊지 않고 마음속으로 되뇌는 말들이다. 건강을 지켜주고 치료약도 만들어 주는 ‘꼬마 난쟁이’?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 휴게실에서 지난달 27일 오후 만난 한씨는 “미생물”이라면서 하하 웃는다. 미생물이라면 우리 몸에 병을 일으키는 주범 아니었나? 한씨는 “그동안 병원성 미생물을 주로 연구해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것”이라면서 몸 안에 있는 유익한 미생물들은 우리 몸의 ‘건강지킴이’라고 강조했다.

생체부활의학회(회장=박석하) 부회장을 맡고 있는 한씨는 오는 15일 NTF국민건강운동본부를 발족해 뉴트라슈티컬(nutraceutical) 요리법을 보급, 국민의 건강을 다지겠다고 나선 ‘21세기의 허준’. 조선시대 명의 허준은 약식동원 식약동원, 즉 음식은 약과 같으며, 약은 음식과 같다고 했다. 뉴트라슈티컬은 영양(nutrition)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약이 되는 음식을 가리킨다. 한씨는 “일반인들에게 장내의 유익한 미생물을 증강시키는 뉴트라슈티컬 요리를 널리 알려 무병장수시대를 열고 싶다”고 했다.

“음식을 먹어도 장에서 흡수가 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이토록 중요한 장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유익한 미생물들입니다.”

한씨는 우리 몸의 세포는 60조개인데 미생물의 수는 100조개나 되며, 장에 미생물이 가장 많이 있다고 했다. 그는 장내 유익한 미생물이 감소하면 각종 알레르기 질환을 비롯한 면역질환이 생기게 되는데, 음식물에 첨가된 방부제 표백제 등 화학물질, 항생제 제산제 진통소염제 등의 과다 섭취로 유익한 미생물을 죽이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된장 고추장 김치 등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이 장 건강을 위해선 더 없이 좋은 식품입니다. 특히 잘익은 김치는 유익한 미생물의 보고입니다.”

한씨는 장에 좋은 식품을 추천하는 한편 착한 미생물과 나쁜 미생물의 균형이 무너진 장의 회복을 돕는 ‘과일당’을 개발해 알리고 있다. 사과 바나나 토마토 양배추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손쉽게 만들 수 있어 누구나 해먹을 수 있다. 단 주의할 점은 좋은 재료여야 한다는 것. EM 발효액으로 농사를 지어 미생물이 살아 있는 재료가 최고다. 그는 “보통 재료라면 깨끗하게 씻어서 물 1ℓ에 소금이나 식초 1숟가락을 섞은 뒤 1시간쯤 담가 놓으면 해독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먹거리에는 좋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요즘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으로 땅이 죽고, 환경오염으로 바다가 망가지면서 먹거리들에서 좋은 미생물이 급감하고 있어 문제지요.”

한씨는 그래서 NTF국민건강운동본부에선 땅 살리기 운동, 환경 보호 운동도 함께 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음식을 만들 때 정성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좋은 마음이 재료 속의 미생물에게 파동으로 전달되면 미생물 수가 크게 늘어납니다.”

한씨는 이처럼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이 중요한 뉴트라슈티컬 요리의 가치를 인정한 기독교 성직자들이 NTF국민건강운동본부에 다수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본부의 이사장은 백성기 목사가 맡고 있다. 또, 가수 민해경이 뉴트라슈티컬 요리를 널리 알리기 위해 홍보대사로 나서고 있다.

과일당 만들기

<재료> 사과 1개, 잘 익은 바나나 2개, 토마토 2개, 양배추 ½개, 물 적당량, 집간장 또는 식초 약간

<만들기> ①사과 토마토는 깨끗하게 씻어서 껍질째, 바나나는 껍질을 벗긴 뒤, 양배추는 한잎한잎 떼어낸 다음 적당한 크기로 썬다. ② ①을 냄비에 한꺼번에 넣고 재료가 잠길 만큼 물을 부은 다음 센 불에 올려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15분쯤 더 끓인다. ③ ②의 국물과 건더기를 한꺼번에 갈아서 그릇에 담고, 취향에 따라 집간장이나 식초를 약간씩 타서 먹는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