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25주년 콘퍼런스] “한국교회, 주술종교 위기 우려”
입력 2013-10-01 13:43
은준관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총장이 한국교회의 위기가 세속화를 넘어 주술종교로 향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지금 ‘바벨론 강가에 앉아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던’(시편 137:1) 포로들의 마음으로 강연을 시작한다”면서 “1970~80년대 세기의 기적이라 불리는 한국교회 성장은 ‘성전화’로 기울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은 총장은 “그러나 진짜 문제는 크고 작은 사회의 아픔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면서 “신앙의 세속화를 넘어 주술종교로 향하는 한국교회의 허상은 48시간마다 한명씩 자살하고 있는 우리 아들딸의 생명조차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기독교 신앙의 세속화가 ‘영적 문맹(Spiritual Illiteracy)’에서 온다고 지적했다. 은 총장은 “프로테스탄트, 가톨릭 교인, 유대인(Protestant, Catholic, Jew)이라는 고전은 1950년대 미국 종교계의 충격이었다”면서 “당시 미국인의 95%가 종교인이었다. 그중에 개신교인이 68%, 가톨릭 교인이 23%, 유대인이 4%였는데 전인구대비 68%를 차지한 당시 미국 개신교는 이 지상에 영원한 기독교왕국을 세우는 듯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2043년, 지금으로부터 30년 뒤 미국개신교는 18%로 추락 할 것이라고 미국종교사회학계는 예고하고 있다. 이것은 전 인구 대비 50%의 신자를 잃게 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은 총장은 “50년대 동시대 학자 핸드릭 크래머는 ‘1949년에서 1953년 사이 미국의 성경 보급률은 140% 증가하였고 연 평균 1000만 권의 성경이 팔렸다. 그리고 미국 성인 5분의 4가 성경을 하나님의 계시된 말씀으로 믿었다. 그러나 기독교인의 53%가 신약 복음서의 이름 하나도 답하지 못했다’고 기술하고 있다”면서 “저자는 여기서 화려한 미국기독교는 지금 깊은 ‘영적 문맹’에 빠졌다고 꼬집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한 사람을 하나님 앞에 제대로 세우지 못한 목회 패러다임에 있다고 분석했다. 은 총장은 “오늘 한국교회를 서서히 위기로 몰아가는 ‘신앙의 세속화’의 원인은 안티들의 악풀이나 교회신뢰도의 추락, 젊은이들의 교회 이탈에 있지 않으며 이것들은 현상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그 원인은 그가 늙은이든 젊은이든, 부자든 가난하든 한국교회는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나님 앞에 제대로 세우지 못한 교회의 시스템과 목회 패러다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신자 하나하나를 ‘영적 문맹’으로 묶어 뒀다. 신앙의 세속화는 영적 문맹으로부터 오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