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25주년 콘퍼런스] ‘희망의 신학자’ 몰트만 “기독교 종말은 끝 아닌 시작”

입력 2013-10-01 10:53 수정 2013-10-01 11:02


위르겐 몰트만 독일 튀빙겐대 석좌교수는 ‘희망의 하나님과 우리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김석년 목사는 “이번 강연이 한국에서 마지막 전하는 메시지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희망의 하나님께서 모든 기쁨과 평화를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사 성령의 능력 안에서 희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는 로마서 15장 13절로 몰트만 박사는 한국의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는 “희망의 하나님, 이 말은 유일무이한 말이다. 종교 세계 어디에도 신이 세계의 미래에 대한 인간의 희망과 연계돼 있는 곳은 없다”며 “애굽의 노예살이에서 이스라엘을 해방시킨 출애굽의 하나님이시며 그의 백성을 광야의 오랜 방랑길에서 자유의 시간의 땅으로 인도하시기 위해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해내신 분”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신앙은 온전하고 완전한, 확실한 희망입니다. 앞으로 향하는 것이고 오고 있는 것에 대한 기대 속에 사는 것입니다. 미래는 신앙의 한 요소입니다. 왜냐하면 부활의 희망이 있어야만 기독교 신앙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87세인 몰트만 박사는 “매번 새로 나이를 먹고 새해를 맞으면서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날을 기다린다”며 “예수께서 맞은 편 냇가에 서 계신 것과 우리를 영원한 생명의 축제에 초대하실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상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많은 이들이 세상의 끝, 역사의 종말을 말한다. 희망보다는 두려움 가운데 있다. 천재지변을 두려워하고 기후재난, 방사능 재해, 쓰나미, 지진 그리고 다른 자연의 재앙을 두려워한다.

몰트만 박사는 “그같은 묵시론적 상상은 기독교적이지 않다”며 “기독교인의 미래는 그런 종말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세상의 종말이나 역사의 종말과는 무관하다. 기독교의 종말은 오히려 시작과 관계 있다. 참 생명의 시작, 하나님 나라의 시작, 모든 피조물이 새롭게 창조되는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세상의 종말에서 새로운 시작을 찾는 것이 기독교 신앙이라는 것이다. 그는 디트리히 본회퍼가 1945년 4월 9일 처형될 때 동료수감자들에게 남긴 말을 인용했다.

“이것은 끝이지만 내게는 영생의 시작입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