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경제구역’ 6년째 제자리… 이대로 사라지나

입력 2013-09-30 21:45

2008년 지구 지정 이후 6년째 표류 중인 황해경제자유구역 송악·인주 지구 개발사업이 사업시행자를 선정하지 못해 지구 지정이 해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당진 송악지구는 조건부 승인을 받은 예비 사업시행자의 이행 완료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지만 실행 여부가 불투명하고, 아산 인주지구는 사업시행자를 선정조차 못하고 있다.

30일 황해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황해경제자유구역은 지식창조형 경제특구 개발 및 대(對)중국 수출입 전진기지 육성이라는 목표로 충남과 경기지역 1582만655㎡(479만평)를 공동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2020년까지 총 사업비 4조7615억원(충남 2조6017억, 경기 2조1598억)을 투자해 첨단산업 기능과 국제물류 기능을 중점 개발할 계획이었다.

송악지구(601만7000㎡)는 사업비 1조8993억원을 들여 철강산업·메디컬 클러스터, 국제업무타운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또 인주지구(343만1000㎡)는 7024억원을 투자해 자동차산업·명품주거·휴양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송악지구의 경우 예비 사업시행자가 충남도가 지정한 30일까지 이행조건을 완료하지 못했지만 사업추진을 위해 이행 시기를 유보해준 상태다.

황해청 송악지구 담당자는 “30일까지 이행조건을 완료하지 못했지만 사업추진을 위해 이행 시기를 늦췄다”면서 “수백억 원의 초기 자금 조달 등 이행조건을 갖추기는 쉽지 않지만 지구지정 해제를 속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아산 인주지구는 최근 공모를 신청한 기업들이 모두 자격기준을 충족하지 못함에 따라 사업시행자 선정이 불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

인주지구 사업자를 공모한 결과, 신청한 6곳 중 4곳이 1차심사에서 자격 미달로 탈락하고 2곳만 살아남았다. 하지만 2차심사에서 1곳은 투자계획 불확실성으로 떨어지고, 나머지 업체는 “미분양 시 지자체에서 책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제안에 참여하지 않았다. 인주지구의 사업자 자금력 규모는 초기 시행자금 160억원 등 사업비 7000억원정도의 자금조달 능력을 갖춰야 한다.

황해청 인주지구 담당 직원은 “그동안 제안 업체가 다수 있었지만 자금조달의 중요성 때문에 여의치 않았다”며 “제대로 자격을 갖춘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