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北 판문점 도끼만행 맞선 한·미 미루나무 절단작전 완벽했다”

입력 2013-09-30 18:45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방한 빅터 S 비에라 당시 JSA 대대장

“1976년 발생한 판문점 도끼만행과 미루나무 절단작전은 6·25전쟁 후 처음으로 한·미 양국군이 합동작전을 펼쳐 한·미동맹의 초석을 놓은 사건이었습니다.”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국방부 초청으로 한국에 온 빅터 S 비에라(81) 예비역 대령은 30일 숙소인 서울 소월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은 양국군의 연합훈련과 공동작전 수행을 통해 단단히 성장해 온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비에라 예비역 대령은 북한군의 도끼만행사건 당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도끼만행사건은 북한이 정교하게 계획한 도발이었고 이에 맞선 폴 번연작전(미루나무 절단작전)은 완벽하게 성공적인 대응작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해 8월 18일 북한은 JSA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유엔군 소속 미군 장교 2명을 도끼로 잔혹하게 살해했다. 미국은 즉각 일본 오키나와와 괌, 본토에서 50여대의 전투기를 급파했고 항공모함 미드웨이호를 한국 해역으로 이동시켰다. 같은 달 21일 한·미 양국군은 미루나무 절단작전을 실시했다. 그는 이 작전을 통해 미국은 한국과 아시아 동맹국에 대한 확고한 안보의지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당시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패배한 뒤 공산주의세력으로부터 아시아를 지켜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팽배했었다.

비에라 예비역 대령은 “800여명의 미군과 한국군의 안전을 책임져야 했다”며 “팽팽하게 긴장됐던 상황이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했다. 당시 북한군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대신 작업인원을 엄호하기 위해 들어왔던 한국군 특수전부대요원들이 북한군 초소를 파괴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했다. 그는 “자칫 북한군과 충돌이 있을 수 있어 아찔했었다”고 회상했다.

JSA 근무를 마친 뒤 그는 미 국방부에서 장관보좌임무를 수행하고 의회에서 7년간 일한 뒤 오랜 기간 미 육군의 역량강화업무를 맡았다. 매년 8월 판문점에서 열리는 JSA 순직자 추모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5년 전 한국을 다시 방문했다.

당시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여성들이 운전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는 30여년 전 머리에 짐을 지고 다녔던 수줍고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난 당당한 자세는 눈부시게 성장한 한국의 발전상을 대변해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부상과 불안정한 동아시아의 안보상황으로 한·미동맹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