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청폭로 스노든 덕분에… ‘사생활 보안 시장’ 뜬다
입력 2013-09-30 18:38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정보감시 프로그램을 폭로한 ‘휘슬블로어’ 에드워드 스노든 덕에 세계 각국에 ‘온라인 사생활 보안’이라는 시장이 창출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무엇보다도 각국 정부가 나서서 정보보안에 신경 쓰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유럽연합(EU)에 미국과 맺은 정보공유 협약을 취소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 독일 IT기업 도이체텔레콤은 구글이나 야후 등 미국 포털에 대항하기 위한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독일 내 서버를 통해 데이터를 암호로 만들어 미 정보당국이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프랑스도 개인정보 강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EU 정상들은 EU 국가들끼리 서버 정보를 공유하되 유럽 외부로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유로 클라우드’ 시스템의 갱신을 요청했다.
스노든 사건 이후 대통령이 직접 미국을 공개 비판했던 브라질도 자국 내 서버의 정보 저장을 까다롭게 만드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인도는 정부 공무원들에게 미국 계정 이메일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계획하고 있다.
WSJ는 각국 움직임이 인터넷 보안 시장의 규모와 각국 기업들의 세계시장 진출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 나라의 정보보호법에 특화된 서비스가 각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는 이에 대해 “우리는 각 나라들이 정보보호 명목으로 비싼 돈이 드는 조건을 도입할 때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인터넷 시장의 세분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