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폐쇄 임박… 월가 "다우 1000P 폭락 우려"

입력 2013-09-30 18:35 수정 2013-09-30 00:34

건강보험개혁안을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의 극한 대립 속에 미국 연방정부 폐쇄(셧다운·Shutdown)가 임박하면서 30일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아시아 증시는 미 연방정부 폐쇄 우려로 이날 중국을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민주·공화당이 1일(현지시간) 자정까지 막판 타협점을 찾을 수 있지만 가능성이 희박한 데 따른 것이다.

30일 도쿄 닛케이평균주가는 주말보다 2.06% 떨어진 14,455.80으로 마감했다. 토픽스지수도 1.92% 빠졌다. 홍콩 항셍지수는 1.34%, 대만 가권지수는 0.69% 하락세로 마감했다. 호주 증시는 1.66% 빠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만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출범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증시도 이탈리아 연정붕괴 우려와 겹치면서 대체로 1%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도 장 시작과 함께 하락세로 출발했다.

지난주 약세를 보인 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연방정부 폐쇄가 현실화되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 소재 사르한 캐피털의 애덤 사르한 최고경영자는 “셧다운이 실현되면 다우지수가 즉각 200포인트가량 빠질 수 있다. 어쩌면 하락폭이 1000포인트가 될지도 모른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정부 폐쇄에 이어 설상가상으로 정치권이 부채한도 증액을 17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유례없는 채무 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서다. 월가가 이전의 정부 폐쇄 상황과 차원이 다르다고 예의주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센티멘트레이드닷컴의 제이슨 괴프페르트 대표는 “1995년, 96년의 셧다운 때는 경기회복세가 견고해 증시도 금방 다시 올랐지만 지금은 경기전망이 좋지 않고 디폴트 우려까지 겹쳐 악영향이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셧다운이 1주일 지속될 때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는 0.1% 하방 압력이 가중된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며 정부 폐쇄 하루 전까지 공방을 이어갔다. 상원은 회의를 소집하기로 했지만 하원이 통과시킨 수정예산안을 다시 부결시킬 전망이다. 하원에 공을 넘기는 것인데 하원 역시 수정예산안으로 한번 양보했다는 입장이어서 양원 간 타협이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원은 폭스TV에 “민주당이 오바마케어 관련 법안 중 ‘의료기기세’와 같은 일부 내용만이라도 포기한다면 정부 폐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리스 반 홀른 민주당 의원은 CBS방송에 나와 “공화당이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의 의료보험 혜택을 막는 것도 모자라 정부 폐쇄 상황으로 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가세했다. 그는 공화당이 새 예산안과 국가부채 한도 증액을 연계하려는 움직임과 관련 “국가부채 문제로 정치적 협상을 해선 안 되며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개혁안을 연기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