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청첩장’ 금융사기… 中 스미싱 조직 검거

입력 2013-09-30 18:28


‘모바일 청첩장(사진)’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악성앱’을 유포한 뒤 소액결제 방법으로 돈을 빼간 중국 ‘스미싱(Smishing·문자메시지를 이용한 휴대전화 해킹)’ 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조재연)는 30일 스미싱으로 소액결제 금액을 가로챈 뒤 문화상품권 등으로 바꿔 돈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중국 스미싱 조직원 7명을 적발, 최모(28)씨 등 조선족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스미싱 조직의 중국인 총책 리모씨는 최씨 등을 통해 지난 4월 말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를 탈취하는 악성앱을 제작했다. 문자메시지에 담긴 미확인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악성앱이 자동으로 설치되고, 이후 소액결제 문자메시지가 자신들이 관리하는 서버로 발송되는 방식이다. 최씨 등은 일본과 미국에 문자메시지를 관리하는 서버까지 운영했다.

최씨 등은 중국 내 ‘작업장’에서 넷마블·마구마구·한게임·넥슨 등 국내 게임사이트에서 악성앱이 깔린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 소액결제 방식으로 게임머니를 구입했다. 게임머니가 축적되면 사이버머니 환전업체를 통해 현금으로 바꾸었고, 현금으로 다시 문화상품권을 대량 구입했다. 현금을 직접 송금할 경우 수사당국에 쉽게 적발될 수 있어 핀 번호만 입력하면 해외에서 현금화가 가능한 문화상품권 결제 방식의 허점을 이용했다. 소액결제 인증메시지를 가로챈 탓에 휴대전화 가입자들은 자신들이 피해를 입은 사실조차 몰랐다고 검찰은 전했다.

최씨 등이 3개월간 유포한 악성앱은 14만7822건에 달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들이 매일 범행 자료를 삭제한 탓에 정확한 피해액을 확인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악성앱이 감염된 105명의 스마트폰으로만 2000여만원을 가로챘다”며 “피해자나 피해액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씨 등은 스미싱 수법 외에도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오토프로그램’으로 게임머니를 불법 획득해 144억원 상당을 중국으로 반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 일당이 게임머니 중개업체와 문화상품권 공급업체 등과 공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