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총장 “부끄럽지 않은 가장” 결백 강조

입력 2013-09-30 18:27


박근혜 정부 첫 검찰 수장인 채동욱(54·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이 ‘혼외아들’ 논란에 휘말려 결국 25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감하고 30일 공식 퇴임했다. 지난 4월 4일 제39대 검찰총장직에 오른 지 180일 만이다.

채 총장은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최고의 가장은 아니었지만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의혹이 ‘사실 무근’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채 총장의 부인과 딸도 동석해 퇴임식을 지켜봤다.

채 총장은 “여섯 달 전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이끌어가겠다고 다짐하며 이 자리에 섰다”면서 “저 스스로 방파제가 돼 외부의 모든 압력과 유혹을 막아내겠다는 약속도 드렸다. 어떤 사건에서든 수사검사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고 지켜주려 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 공정성을 지키는 것은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핵심가치이며 국민 신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채 총장은 지난 5∼6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문제를 놓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마찰을 빚었으며, 이를 계기로 청와대와 ‘불편한 관계’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 총장은 ‘낙엽귀근(落葉歸根)’이라는 말을 인용한 뒤 “낙엽은 지지만 낙엽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말을 마쳤다. 그는 자신의 이력을 담은 동영상을 시청하다가 끝내 눈물을 보였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