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 60주년] 교역규모 46년만에 417배로 껑충
입력 2013-09-30 18:06
한·미동맹은 2007년 4월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계기로 경제동맹으로 거듭났다. 양국 사이에 난 ‘경제고속도로’를 타고 자본과 상품이 이동하면서 교역 규모는 한층 커졌다. 일방적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제통상 동반자가 된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가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검토하면서 동맹의 끈은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6·25전쟁 후 우리 경제는 미국의 원조가 없으면 지탱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미국의 원조는 우리 경제 부흥에 크게 기여했다. 미국은 1969년까지 무상원조로 약 44억 달러, 유상 원조로 약 4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원조에 국한됐던 한·미 경제관계는 70년대 들어 탈바꿈했다. 수출 육성 정책에 힘입어 65년 2억44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양국의 교역 규모는 75년 34억1700만 달러, 85년 172억4300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대미(對美)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경제 교류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하지만 경제동맹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대등한 위치에서 인적·물적 교류를 하는 사이가 아니었다. 우리나라는 미국 시장에 물건을 내다파는 신흥국가였을 뿐이다.
새로운 지평은 한·미 FTA가 열었다. 지난해 3월 15일 한·미 FTA 발효 이후 양국의 경제관계는 교역에서 투자 및 인적 교류 등 통상 전반으로 확산됐다. 세계경제의 21.6%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인 미국은 우리 기업에 안정적인 수출시장이 됐다. 지난해 양국 교역 규모는 1018억6600만 달러로 65년과 비교하면 46년 만에 417.5배나 폭증했다.
미국은 중국, 일본에 이어 우리의 3위 교역 상대국이고 우리는 미국의 7위 상대국일 정도로 탄탄한 관계를 구축했다. 미국의 우리나라 투자도 활발해졌다. 미국의 우리나라 누적 투자 규모는 62년부터 지난해까지 498억 달러에 이른다.
굳게 맞잡은 경제동맹은 TPP로 한 차원 더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TPP는 미국이 주도해 일본, 호주, 싱가포르, 베트남, 멕시코 등 12개 태평양 연안국이 참여하는 다자 간 FTA다. 체결될 경우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8%, 교역 규모의 26%를 차지하는 거대한 자유무역권이 탄생하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는 협정 참여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대외 여건이 어려운데도 우리 경제가 견실한 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FTA를 발판으로 한 미국과의 탄탄한 경제동맹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