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외국인 매수세도 못막은 2000선 붕괴

입력 2013-09-30 18:05 수정 2013-09-30 18:06


유가증권시장에서 24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의 순매수도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진 못했다. 코스피는 3거래일 만에 하락하며 2000선을 내주고 말았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84포인트(0.74%) 내린 1996.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달 23일 이후 꾸준히 ‘사자’를 외치고 있는 외국인 덕에 오후 한때 2000선을 지키는 듯했다. 하지만 장 막판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더 많은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결국 주저앉았다.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월 20일부터 보였던 34거래일 연속 순매수 이후 이날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한 발 물러선 건 대외 투자 환경이 불안해진 탓이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미국 예산안 처리 난항으로 정부폐쇄 우려가 짙어지고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유럽증시 또한 이탈리아 연립정부가 사실상 붕괴상태에 이르면서 이탈리아 지수가 1.27% 하락하는 등 주요국 지수가 대부분 추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에서는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다만 유럽 위기의 경우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은 “이탈리아 대연정 붕괴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유럽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2011년 말처럼 장기 불안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대다수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운송·장비 업종이 1.8% 떨어졌고, 철강·금속, 기계, 화학업종이 각각 1% 넘게 내려갔다. 건설, 금융업도 1% 가까이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LG화학,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포스코, 신한지주, KB금융 등 대부분이 하락을 면치 못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전 거래일보다 1000원(0.07%) 올라 체면치레를 한 정도였다. 네이버, SK텔레콤, 삼성생명도 간신히 방어에 성공했다.

동양그룹 관련 주식은 대거 급락했다. 동양증권(-13.99%), 동양시멘트(-7.43%), 동양건설(-12.4%) 등이 크게 떨어졌다. 동양, 동양네트웍스는 거래가 정지됐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1포인트(0.49%) 내린 534.89로 마감했다. 비금속 업종이 2.74% 떨어지는 등 대다수 업종이 약보합세를 보였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