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종헌] 고경력 과학기술인이 필요한 이유

입력 2013-09-30 18:06


박근혜정부는 창조경제와 더불어 ‘중소기업의 창조경제 주역화’를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중소기업이 창조경제형이 되기 위해서는 지적재산권이 중요하다”면서 “지적재산권의 차별화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소기업이 우수한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신 과학기술정보를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

유럽연합(EU) 통계에서 4년 연속 ‘기업 경영하기 가장 좋은 나라’ 1위로 뽑힌 덴마크 중소기업의 과학기술정보 접근·이용현황, 접근비용 등에 관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학술논문, 특허정보, 표준, 기술시장정보를 중요한 정보원으로 여기고 있지만, 55% 이상이 정보 접근이 어려우며 접근성 개선을 원했다.

접근성은 비용과 관련 있다. 학술논문 접근에 걸린 시간은 약 51∼63분으로 나타났고,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연구자 1인당 연간 7200만 유로(약 1070억원)이다. 2008년부터 2010년 동안 개발된 제품의 27%, 프로세스의 19%가 학술논문에 접근하지 못했다면 지연되거나 포기됐을 것이며, 이들 신제품은 연매출의 평균 46%를 차지했다. 학술논문의 매출 가치는 한 기업당 연간 2100만 유로(약 312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중소기업에 있어 과학기술정보가 창조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과학기술정보 활용은 어떤가.

201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약 11%가 기술정보 획득, 약 30%가 기술개발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0% 이상의 중소기업들이 3∼5년 이후의 새로운 성장분야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의 미래에 대해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학기술 동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유망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 확충이 절실하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 지원사업, ‘ReSEAT 프로그램’은 그런 의미에서 최신 과학기술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ReSEAT 프로그램은 퇴직한 과학기술인들을 적극 활용해 최신 과학기술정보에 이들의 현장경험과 전문지식을 접목시켜 국내 산·학·연 연구개발(R&D)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세부사업으로 첨단기술정보분석과 수요자 맞춤형 정보분석 활동을 하고 있다.

첨단기술정보분석은 최근 1년 이내에 발표된 과학기술정보를 고경력 과학기술인들이 분석·요약한 후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첨언해 제공하는 활동이다. 수요자 맞춤형 정보분석은 수요자의 니즈를 분석해 연구개발 과제를 발굴하고, 여기에 고경력 과학기술인의 지식과 경험을 접목시킨 것으로, ‘ReSEAT 프로그램’ 홈페이지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첨단기술의 융복합화, 신기술 개발 속도의 단축으로 습득해야 할 정보의 양이 급속히 늘고 있다. 고경력 과학기술인들의 과학기술정보분석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해당 연구분야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산·학·연 연구자들의 R&D 활동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창의력과 지식재산이 중요한 창조경제 시대에 과학기술정보분석 활동은 중소기업 경쟁력 확보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경력 과학기술인들이 제공하는 고품격 콘텐츠들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보다 빨리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선도 기술을 확보해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종헌 과학기술정보硏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