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만 혜택 주는 카드사… 부가서비스 몰아줘

입력 2013-09-30 17:52

카드사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각종 카드 부가서비스를 줄이는 와중에도 부유층 고객에게는 거액의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이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롯데·KB국민·하나SK카드는 지난해 VVIP카드를 운영하면서 23억22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VVIP카드로 벌어들인 돈은 128억3800만원이었지만 마케팅과 부가서비스 제공으로 쓴 액수는 151억6000만원에 달한 탓이다.

카드사들은 자산과 사회적기여도 등을 고려해 선정한 상위 1% 고객에게 VVIP카드를 발급한다. 서비스로는 연회비(100만∼200만원)의 몇 배에 해당하는 항공권 업그레이드, 무료 건강검진, 최고급 호텔 할인권 등이 제공된다. 대다수 카드사들은 손해를 보면서도 VVIP고객을 다른 카드사에 뺏길 수 없다는 판단에 서비스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서민들을 위한 일반 카드 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상황에서 VVIP고객에게만 과도한 혜택을 몰아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역시 이런 카드사의 영업 행태에 시정을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VVIP카드 점검을 통해 손익 균형을 맞추도록 지도했다”며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