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흔든 명품 투타… 류현진, 코리안 괴물 입증
입력 2013-09-30 17:45
메이저리그가 1일(한국시간)부터 포스트시즌(PS) 체제로 돌입한다. 정규리그를 화려하게 마무리한 류현진(26·LA 다저스)과 추신수(31·신시내티 레즈)도 소속팀이 PS에 진출함에 따라 가을 무대에서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올 시즌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뛰어난 루키 시즌을 보낸 류현진은 다저스의 3선발로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20홈런-20도루-100득점-100볼넷-300출루 기록을 돌파하며 내셔널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 등극한 추신수는 신시내티 타선의 첨병 역할이 기대된다. 다저스와 신시내티가 순조롭게 PS를 치른다면 두 선수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돼 한국 팬들의 기대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류현진이 30일(한국시간)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데뷔 첫 해 192이닝 투구,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 탈삼진 154개, 퀄리티스타트 22회의 최종성적을 거두며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류현진은 이날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 30번째로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8피안타 볼넷 하나로 2실점하고 다저스가 0-2로 끌려가던 5회초 리키 놀라스코와 교체됐다. 류현진이 이번 시즌 처음으로 5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강판된 것은 PS를 대비한 돈 매팅리 감독의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수를 70개로 정한 뒤 계획에 따라 류현진을 내리고 다른 투수들에게 1이닝씩 맡겨 투구를 점검했다. 결국 다저스가 5안타에 그치면서 1대 2로 져 류현진은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로써 류현진은 15승 달성 및 2점대 평균자책점 유지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올 시즌 거둔 성적은 12∼13승, 평균자책점 3점대 중반에 이를 것이라던 첫해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다승은 내셔널리그 공동 10위, 투구 이닝은 25위, 평균자책점은 9위, 퀄리티스타트 횟수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저스 신인 투수로는 2002년 이시이 가즈히사(14승10패) 이후 최다승을 거뒀고 올해 메이저리그 신인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과 ESPN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이날 경기 이후 잇따라 류현진의 데뷔 시즌을 높이 평가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1위인 다저스는 승률에 따라 동부 지구 1위인 애틀랜타와 4일부터 디비전 시리즈에서 만난다. 먼저 애틀랜타 홈에서 1,2차전을 하고, 다저스 홈에서 3,4차전, 그리고 5차전은 다시 애틀랜타 홈에서 갖는다.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에 이어 류현진이 디비전시리즈에 차례로 출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애틀랜타는 크리스 메들렌-마이크 마이너-훌리오 테헤란이 1∼3차전에 차례로 등장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마지막 경기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즌은 기대 이상이었다”면서 “마지막 경기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올 시즌 전체로 보면 좋은 편이어서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포스트시즌에) 나가면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오르겠다”며 “일주일 동안 애틀랜타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