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통3사, 전통시장에 몰려가는 까닭은?

입력 2013-10-01 06:17

이동통신업계가 전통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전통시장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발전 협약을 맺고 스마트 결제 시스템 등 인프라 지원에 나서는가 하면 점포 홍보를 지원하기도 한다.

이통사들이 전통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사회공헌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장 상인과 고객을 모두 고객으로 확보하는 ‘부수입’도 크다. 좋은 일을 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동반성장 프로그램인 ‘행복동행’을 통해 전통시장을 돕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서울 중곡제일시장에 이어 올해는 인천 신기시장 활성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초에는 이동버스를 이용해 시장 상인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단말 서비스와 상담, 휴대폰 및 태블릿PC 활용 교육 등을 했다.

KT는 2011년 중소기업청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각 지역 전통시장 6000여개 점포에 유무선 인프라를 구축했다. 대학생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 IT서포터즈는 상인들에게 스마트 기기 활용법, SNS·블로그·QR코드 등 뉴미디어 활용법과 온라인 상점 개설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전통시장 23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을 가리는 ‘전통시장 최고의 집을 찾아라’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LG유플러스도 최근 모바일 기술을 활용한 전통시장 활성화에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서울 중부시장 등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스마트 협약’을 맺고 스마트 결제 서비스 ‘유플러스 페이나우(U+Paynow)’를 무상 공급키로 했다.

이통사들은 이익보다 동반성장, 창조경제, 사회공헌 등을 내세우며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섰지만 전통시장에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한다는 것은 새 고객층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 시장 상인과 방문객을 모두 자사 서비스 이용자로 흡수하게 되기 때문이다.

KT의 경우 자사 모바일 결제 솔루션을 원하는 상인들에게 월 3000원에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SKT는 SK플래닛의 OK캐시백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신기시장 전용 멤버십에 연말까지 4000여명이 가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소상공인 맞춤형 요금제인 ‘LTE 사장님 요금제’를 내놨다. 이 요금제는 모바일 홍보 채널인 ‘매장 광고 패키지’와 매장 홍보 통화연결음 ‘비즈링’을 제공한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전통시장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익 창출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지금은 사회공헌이라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며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언젠가 눈에 보이는 수익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기술을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는 우리가 가진 다양한 솔루션을 활용해 시장 상인과 고객, 업계가 모두 ‘윈윈’하는 전략”이라며 “이런 식으로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창조경제의 좋은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