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유니온’ 김선태 위원장 “가장 시급한 노인문제는 일자리… 최소한 생계 꾸려야”
입력 2013-09-30 17:36
지난 4월 30일 고용노동부로부터 전국 단위 노동조합 설립 신고 허가를 받은 ‘노년유니온’은 60∼70대 노인들로 구성된 국내 유일의 ‘노인을 위한’ 노동조합이다. 노조를 설립한 김선태(70) 위원장은 초등학교 교장 출신으로, 2006년 퇴직해 비교적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은퇴 이후 불안정한 생계 때문에 ‘인생 2막’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노조 설립을 결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9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노인들은 대부분 젊은 시절 안정된 직장에 다녔던 사람들”이라며 “대다수의 노인들은 ‘시니어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시니어 보릿고개’란 은퇴 이후 직장도 없고, 돈벌이도 없지만 자녀들의 학비를 대거나 결혼자금을 마련하느라 노후조차 대비하지 못한 이들의 고통을 뜻하는 말이다. 그는 “젊은 사람들은 노년 세대가 ‘쉬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노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일을 하고 자라왔기 때문에 쉬는 것은 오히려 ‘고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노년유니온의 최연소 노조원은 68세, 최고령 노조원은 76세다. 대부분 월 20만원의 수입이 고작인 공공근로 사업을 하고 있는 노인들이기 때문에 월 4000원의 회비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노년유니온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노인 문제로 ‘일자리’를 꼽는다. 김 위원장은 “스스로를 ‘노인’이라고 인식하는 나이가 75∼80세로 높아졌는데, 은퇴는 50대 중반부터 이뤄져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이 늘고 있다”며 “노인들만이 잘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나야 최소한의 생계를 꾸리고, 봉사활동이나 여가를 통해 삶의 의미를 다시 찾는 이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년유니온은 일자리 외에도 노인 공경 문화 조성을 위한 사업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든 사람들은 바로 이들 ‘노인’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노인 보호법 등을 통해 노인 인권을 보호하는 등 노인을 공경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