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스마트폰 앱 쇼핑… 액티브 시니어

입력 2013-09-30 17:36


평균 연령 76세의 배우들이 배낭여행을 떠나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이들 못지않게 활발히 활동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senior)’가 주목받고 있다. 대학생처럼 해외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시니어 배낭족’이 뜨고 있고, 당당하게 외모를 가꾸는 노인들도 부쩍 늘고 있다.

은퇴 이후에도 경제력을 바탕으로 소비와 여가 생활을 자유롭게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들은 또 하나의 소비 계층으로 떠올랐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노인층이 늘고, 기존 휴양지에서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는 ‘효도관광’ 위주에서 탈피해 배우자나 친구와 함께 떠나는 ‘자유여행’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 7월 기준 60세 이상인 여행객이 1만750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13% 증가한 수치다. 지난 추석을 이용해 보름간 아들과 함께 유럽 여행을 다녀온 김모(70)씨는 철저하게 ‘배낭여행’을 했다. 호텔 대신 외국인들과 함께 지내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고, 여행사 버스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김씨는 30일 “몸은 힘들었지만, 배낭여행을 하는 동안 20대로 돌아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느 대학생처럼 한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유럽 배낭여행 카페에서 정보를 얻고, 직접 계획을 짜며 여행을 준비했다.

젊은이들의 전유물이었던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쇼핑을 하고, 저가 상품을 단시간에 파는 ‘소셜 커머스’를 애용하기도 한다. 한 소셜 커머스 업체는 젊은이들을 겨냥해 파는 물품들 사이로 ‘요실금 팬티’나 ‘보청기’와 같이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상품들을 선보였다.

나이보다 젊게 보이려는 ‘안티 에이징’ 족(族)이 늘면서 피부과와 성형외과에는 노인층을 대상으로 주름을 당겨주는 ‘리프팅’, 검버섯 제거, 미백 관리 시술도 인기다.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에서는 얼굴에 난 검버섯과 기미를 제거하는 ‘노안 시술 패키지’를 상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과거 나이를 거스르는 안티 에이징 시술을 부끄럽게 여기던 풍조는 사라지고, 이제는 당당하게 젊게 늙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한양사이버대학교 시니어비즈니스학과 최숙희 교수는 “그동안 노인 취약계층을 거론한 고령화의 어두운 면이 많이 부각됐지만,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즐기려고 하는 ‘액티브 시니어’들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활동하는 노년들이 부상하면서 여생을 의미 있게 보내는 이들이 당당한 소비주체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