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과 경제] 크리스천의 바른 재산 물려주기(3)

입력 2013-09-30 17:33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인 빌 게이츠가 자신의 재산 가운데 극히 일부만 자녀들에게 물려주겠다고 밝혀 언론에 크게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그동안 280억 달러를 사회에 기부했지만 지난달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을 제치고 720억 달러를 보유한 세계 최고의 부자로 올라섰습니다. 그런데도 세 자녀에게 재산의 0.1%도 안 되는 1000만 달러 정도씩만 물려주겠다고 합니다. 빌 게이츠는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자녀들에게 유익을 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의 세 자녀는 내 재산 가운데 조금씩만 가지게 될 것이며, 이는 그들이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도 빌 게이츠처럼 유산을 올바로 물려주려면 사전에 치밀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세워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녀에게 남겨줄 유산이 너무 많아 오히려 해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면 미리 자녀들에게 남겨주기 원하는 최소한의 유산 규모를 정한 다음, 나머지 재산은 사회에 환원할 것을 주위에 알리고 평소 이를 실천하는 것이 자녀에게도 유익합니다. 그리고 그 계획에 대해 가족들과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눔으로써 충분한 이해와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근 우리사회는 물질만능의 사조가 팽배하면서 재산상속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지나칠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부모님이 물려준 재산의 분배를 놓고 유산 상속자인 자녀들끼리 다투고 결국에는 법정까지 가는 경우가 재벌가뿐만 아니라 중산층 가정에서도 종종 발생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재산상속 관련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안 중에서도 유언(遺言)을 이용하는 게 가장 확실하고 현실성 있는 방법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유언의 뜻이 사람이 임종할 때 남기는 최후의 말이라는 것은 알지만 법률적 의미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알지 못합니다. 일반적으로 ‘법률상 유언’이라 하면 유언하는 사람이 자신이 죽은 후에 일어날 일정한 법률관계를 살아생전에 미리 정하여 두는 최종적인 의사표시를 의미합니다.

조용근 장로 <세무법인 ‘석성’ 회장/ykcho@seok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