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형 칼럼] ‘원씽(One Thing)’이 있는가?

입력 2013-09-30 17:27


두 권의 책이 앞에 있다. ‘원씽(One Thing)’으로 영어 원서 제목이 같다. 저명한 사업 코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켈러 윌리엄스가 제이 파파산이라는 출판편집자와 공동 저술한 ‘원씽’(비즈니스북스)은 지난 8월 말 한국에 번역, 출간 된 이후 자기계발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다. 책은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을 강조한다. 저자는 애플의 아이폰,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코카콜라의 레시피와 같이 성공하고, 성장하는 기업에는 그들만의 한 가지, 즉 원씽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가치, 단 한 명의 사람, 단 하나의 아이디어가 삶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복잡하게 여러 가지 일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하다는 설명이다.

책은 멀티태스킹을 비롯한 이 시대에 만연된 성공에 대한 ‘거짓 신화’를 바로잡아 준다. 저자는 바쁘게 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더 적게 일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깊게 집중, 더 크게 성공하고 행복해지는 비결이 있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책은 2009년에 국내에 번역된 ‘원씽(One Thing)’(뉴와인)이다. 미국의 청소년 사역단체인 ‘원씽 미니스트리’ 대표인 드웨인 로버츠가 쓴 이 책의 부제는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만을 구하는 삶’이다. 다윗은 시편 27편 4절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내가 내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그것이라.” 무수한 일을 경험하고 엄청난 성공을 거뒀던 다윗에게 ‘원씽’이 있었다. 바로 하나님의 집에서 하나님을 갈망하는 것이었다. 다윗이 여러 인간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그가 ‘하나님을 갈망한다’는 원씽을 마음에 진실하게 품고 살았기 때문이다. 로버츠는 “인간은 무엇인가를 갈망하도록 지어진 존재로서 우리의 참된 목적은 단 한 가지, 하나님만을 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종교에 염증을 느끼고 교회에 무관심한 이 세대를 향해 “원씽을 하라”고 외친다.

작가 켄 가이어는 마르다와 마리아의 차이를 “한쪽(마르다)에서는 의무가 잡아당기고, 한쪽에서는 예배가 잡아당긴다”는 말로 극명하게 표현했다. 가이어는 마르다의 문제는 예수님을 위한 식사준비가 아니라 산만해진 마음이며 많은 일 자체가 아니라 그 많은 일이 한 가지 꼭 필요한 일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언급했다. 준비하는 식사가 그 음식을 먹는 사람들보다 더 중요해질 때에 삶의 중심축은 흔들리게 된다는 것이다. 마르다에 비해 마리아는 ‘원씽’을 했다. 마리아의 원씽은 일상의 무수한 의무조항을 뒤로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 집중하는 것이었다. 두 여자의 차이는 원씽과 그 원씽에 대한 집중의 차이였다.

세상도 ‘원씽’해야 성공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멀티태스킹보다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할 때 효율성이 증대된다고 말한다. 영혼의 문제에서 ‘원씽’의 중요성은 세상의 ‘원씽’과는 비할 바 아닐 것이다. 지금도 무수한 일상의 의무조항은 우리를 ‘원씽’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러나 다윗처럼, 마리아처럼 오직 주님을 향한 ‘원씽’을 할 때에 믿음의 도약은 가능하게 된다. 오늘도 열심히 일하는 당신, ‘원씽’이 있는가. 거기에 집중하고 있는가?

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 소장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