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고민’ 여드름 주원인은 음식물

입력 2013-09-30 17:19


입사 4년차 직장인 유재석(가명)씨는 어릴 적부터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었다고 한다. 성인이 돼서도 불철주야 업무,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집에서 밥을 챙겨먹는 대신 햄버거, 치킨 등 인스턴트 음식 섭취가 잦았다. 석 달 전부터 여드름이 급격하게 심해진 유씨는 동네 피부과 의원에 들러 약 처방을 받았다. 그는 “약 복용 후 일시적으로 여드름이 가라앉았지만 이후 다시 악화됐다”며 “얼굴에 여드름이 심하게 돋아 사회생활에서도 자신감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했다.

여드름과 인스턴트 음식은 상관관계가 없을까. 그동안 여드름의 발병 원인은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에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않고 먹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 젊은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여드름의 주원인이 섭취하는 ‘음식물’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서양의학이 발달한 미국 등 해외에서도 수년 전부터 음식이 여드름 발생과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스턴트 음식은 왜 여드름에 악영향을 미칠까. 이는 당부하지수와 관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당부하지수는 제공되는 음식의 당지수에 섭취하는 음식 100g 중 탄수화물의 양을 곱한 것이다. 녹황색 채소, 콩, 등 푸른 생선 등은 당부하지수(GL)가 10미만이다. 하지만 햄버거, 도너츠, 라면, 콜라 등의 인스턴트 음식은 GL20 이상으로, 인스턴트식품을 섭취한 환자군이 정상인보다 여드름에 대한 발병 또는 악화위험이 17∼50% 이상 증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삼계탕, 프라이드 치킨, 견과류 등의 고지방 음식도 환자의 소모량이 정상인보다 많았고 이는 여드름의 발병 또는 악화위험을 최대 119%까지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헌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당부하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혈중 인슐린 레벨이 올라가는데 이때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도 동반 상승하면서 피지선의 활동을 증가시켜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IGF-1은 우리 몸에서 세포 분열을 활발하게 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피지 분비를 높이고 각질 형성 세포 분열을 많이 하면서 여드름을 악화시키게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여드름은 타고난 체질일 뿐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하지만 서 교수는 “미국인과 한국인은 체질부터 다르다”며 “여드름 환자에게서 여드름의 유발 및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당부하지수가 높은 인스턴트, 고지방음식 등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여드름 환자들은 잘못된 민간요법 등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대한여드름학회가 13∼40세 미만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여드름 인식 및 치료 현황’을 연구한 결과 조사 대상의 87.8%가 여드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중등도 이상 여드름 환자의 절반 정도가 치료 등 관리 과정에서 부작용으로 인해 질환 악화를 경험했고 이 중 87%는 자가 치료, 민간요법 등 비 전문가적 치료가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윤형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