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산업 갈 길 멀다
입력 2013-09-30 17:17
삼성, LG, 한화 등 대기업들이 ‘바이오산업’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개발 성공을 기점으로 대웅제약, 동아제약, 종근당 등 주요 국내 제약사뿐 아니라 삼성, LG생명과학, 한화케미칼 등 대기업들도 2000년 초부터 바이오산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7월 박근혜 정부는 과학기술 분야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 분야에 향후 5년간 92조4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해 바이오 분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 선두주자인 셀트리온의 창업주 서정진 회장의 회사 매각 발표선언 이후 바이오시밀러 산업에 대한 불안이 증폭된 데 이어 백신기업 젬백스의 임상 3상 실패 소식, 대기업 사업화 성과미흡 등의 소식이 전해지자 바이오산업에 대한 위기론도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의약품 임상 과정과 허가에 필요한 기약 없는 시간, 거액의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반해 투자 대비 성과에 대한 보장이 불가능하다는 불안 요인이 있다. 국내 기업들의 바이오산업 궤도 어디까지 올라와 있을까.
현재 대기업들이 주축이 돼 투자하고 있는 산업은 ‘항체바이오시밀러’ 시장이다. 해외 제약사의 고가 항체 의약품인 허셉틴, 레미케이드에 특허 만료에 이어 올해 엔브렐, 2014년 리툭산, 2019년 휴미라 등 블록버스 품목들의 특허 만료 시점이 도래하면서 이를 본 떠 만든 바이오시밀러 허가·시판이 가능해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맙테라 임상1상,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 레미케이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LG생명과학은 엔브렐 임상1상 진행을, 한화케미칼은 엔브렐 임상3상 허가를 마치고 식약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SK케미칼과 CJ제일제당도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세계 최초의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한국이지만 해외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선점할지는 미지수다. 세계 100대 의약품 중 바이오의약품 비중은 2011년 34%에서 2018년 49%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바이오 및 제약 시장 규모는 전체 시장의 약 1∼1.5%에 불과하다. 또한 선진국에 비해 규제가 엄격한 국내 상황도 바이오기업들의 성장 부진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해외허가기관이 준용하는 일부 규정의 국내 미적용에 따른 글로벌 임상진행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임상승인요건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맞춰 글로벌 임상진행의 효율성을 갖출 것을 건의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바이오의약품 시판 허가를 받아도 실제 의사와 환자들의 처방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도 미지수다. 보수적인 의료계에서는 바이오시밀러가 생소하게 느껴지고 처방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셀트리온은 램시마가 오리지널 약에 비해 30% 이상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점, 최초의 바이오시밀러라는 기대에 따라 높은 매출을 예측했으나 예상 외로 부진했다.
장윤형 쿠키뉴스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