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캠페인 앞장 유희석 대한부인종양학회 회장
2010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자궁경부암과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국내 여성암 발생비율이 지난 5년간 8.5% 늘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국내에서 1년에 40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고, 그중 3분의 1이 사망할 정도로 사망률이 높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암을 능동적으로 예방하고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전파하기 위해 다양한 대국민 캠페인을 펼치는 대한부인종양학회 유희석 회장(아주대병원장·산부인과 교수)은 “자궁경부암을 포함한 모든 여성암은 두려움이 아닌 예방의 대상”이라며 적극적인 예방활동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여성암 예방에 적극 나서= ‘호모 헌드레드(100세 장수가 보편화된 시대의 인간)’가 되기 위해 자신의 건강을 돌봐야 한다고 강조한 유 회장은 “사망률이 높은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세 가지 주요 여성암을 예방하려면 산부인과 검진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여성암 유병률이 크게 늘고 있음에도 예방과 조기검진에 대한 인식이 낮아 질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부인종양학회가 능동적인 여성암 예방 활동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여성암 인식증진을 위해 미국에서 시작돼 현재 전 세계 80개국이 참여하는 ‘글로브아톤(Globe-athon)’ 걷기 대회와 HPV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제2회 HPV 예방 캠페인’이다. 이와 관련, 학회는 지난달 29일 수원 화성에서 일반인과 국회의원, 의료인들이 참여하는 ‘글로브아톤’ 걷기행사를 실시했다.
◇백신 접종과 정기검진 필수= 자궁경부암,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등은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유 회장은 “HPV는 대부분 저절로 몸에서 사라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치료 방법이 없고, 바이러스 감염이 지속되는 경우 전암 단계를 거쳐서 암으로 발전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암과 달리 HPV 원인 암은 HPV 감염을 차단함으로써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HPV 감염 예방법은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과 백신 접종이다. 많은 국가에서 HPV 예방접종을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해 청소년들이 의무적으로 접종하도록 하고 있어, 부인종양학회도 HPV 예방접종을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포함시키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유 회장은 “성폭력에 노출된 청소년들이나 결손가정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국가 차원에서 최소한의 보호장치로 HPV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근 일본에서 보고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논란에 대해 유 회장은 한마디로 ‘침소봉대(針小棒大)’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약 6000만 명 이상이 HPV백신을 접종했고, 일본에서 발표된 길랑바레 증후군과 뇌수막염은 약 340만 접종 분 중에 한 건 정도로 보고돼 상당히 미미한 정도라는 것이다.
유 회장은 “국내에서 정부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자궁경부암 치료를 위한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사망에 따른 부담과 비교하면 백신예방 효과는 득과 실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득이 크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여성암 치료를 위해 산부인과 내에 부인종양 세부전문의 제도를 도입하고, 오는 2015년 아시아부인종양학회 학술대회 서울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유 회장은 “여성암 예방을 위해 HPV백신을 접종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등 항상 자신의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 songbk@kukimedia.co.kr
“자궁경부암 등 여성암은 두려움 아닌 예방 대상이죠”
입력 2013-09-30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