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 가장돕기-가평경찰서]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지역 불우청소년 후원 앞장

입력 2013-09-30 17:31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에 사는 김현정(가명·14)양과 강다복(가명·6)군 남매는 지난 추석을 앞두고 멋진 선물을 받았다. 김양은 빨간 백팩(메는 가방)을, 강군은 캐릭터 색연필과 크레파스를 갖게 됐다. 평소 갖고 싶어 했던 것들이다.

김양과 강군은 한 집에서 살고 있지만 원래는 남남이다. 보육원에서 지내다 2011년 혼자 사는 한 아주머니 가정에 위탁돼 함께 살면서 성(姓)이 다른 남매가 됐다. 아주머니가 나름대로 남매를 챙겨주긴 하지만 친부모 아래 사는 아이들에 비해 여러 면에서 어렵다. 중학생인 김양은 어린 강군을 친동생처럼 보살핀다. 필요할 때면 부모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번에 남매가 받은 추석선물은 지역의 무한돌봄센터가 전해준 것이다. 원래 제공자는 가평경찰서 청평파출소 생활안전협의회다.

경찰 근무지원과 각종 캠페인 등을 주 임무로 하는 생활안전협의회지만 이처럼 소년소녀가장을 비롯한 지역의 어려운 아이와 청소년들을 돕는 일이면 언제나 선봉에 선다. 운동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를 계속 후원해 훌륭한 역도선수로 키우기도 했다. 물질적인 지원은 물론이고 다른 환경적인 도움이 필요하면 그에 맞춰 돕는다. 굳이 관내가 아니라도 생활안전협의회의 ‘안테나 망’에 걸리면 어느 곳이라도 상관치 않는다. 강원도 삼척의 소년소녀가장을 5년 넘게 후원한 적도 있다. 다만 한 가지 원칙이 있다. 드러내지 않고 한다는 것이다.

청평파출소 생활안전협의회는 2000년 추선엽(54) 초대 회장을 비롯한 10여명이 지역의 방범을 돕기 위해 결성됐다. 지금은 이남열(54) 회장이 협의회를 이끌고 전임 추 회장은 고문을 맡고 있다.

현재 22명의 회원을 가진 협의회는 매월 한 차례 청평파출소에서 정기 모임을 갖고 3만원씩 회비를 걷는다. 회비의 용도는 고정 후원금으로만 한정된다.

대신 행사를 치르거나 돈이 필요하면 그때그때 특별회비를 갹출한다. 이번 김양과 강군의 추석선물도 특별회비로 마련했다.

회원 각자의 찬조도 상당하다. 특히 정미업을 하는 추 고문은 관내 어려운 가정의 쌀 공급을 거의 도맡고 있다.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유진장(56) 총무는 자신의 택시를 선행의 도구로 쓰고 필요할 때면 공용차로 활용한다.

추 고문은 “청평파출소 생활안전협의회 회원들은 저마다 자신의 입장에서 사회에 베풀 수 있는 최선을 찾고 있다”면서 “지금은 소년소녀가장이라는 개념조차 없어졌지만 우리는 어려운 아이나 청소년을 돕는 일에는 항상 발 벗고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청평파출소 김인세(57) 소장은 “경찰 업무를 열심히 도우면서 항상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챙기려고 노력하는 우리 생활안전협의회 회원들의 모습에서 늘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가평=정수익 기자 sag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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