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기도가 능력이다

입력 2013-09-30 17:44


마태복음 21장 12∼13절

지난 6월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졸업생 대표로 고별사를 하기 위해 연단에 선 로이 코스트너라는 학생이 학교승인을 받은 연설문을 찢어버리고 주기도문을 암송했습니다. 이 학교는 사설단체의 압력으로 공식행사에서 기도를 금지한 상태였습니다. 그의 이런 행동은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기도를 몰아낸 것은 내가 겪은 최악의 일이었습니다. 난 하나님을 옹호하고 싶어 주기도문을 졸업식에서 암송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생의 용기 있는 신앙고백이 미국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개인이든 국가든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가 없으면 망하게 돼 있습니다. 주님은 십자가에 매달려 죽기 위해 예루살렘에 입성했고 성전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런데 성전 안에는 도깨비시장을 방불케 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경건해야 할 성전이 제사용 제물인 양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과 짐승들의 소리로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상을 엎고 내쫓으시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다. 그런데 너희가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 성전 안에서 짐승과 새를 사고파는 것은 현실적으로 편리하고 합리적인 일이었습니다. 먼 곳에 흩어져 사는 유대인들이 절기 때마다 제사용 제물을 가져오는 게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성전에 도착해 제물을 구입하는 것은 합리적이고 편리한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화를 내시고 상을 엎으신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성전이 하나님께 제사하는 곳이요, 기도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구약시대의 성전은 하나님이 임재해 계신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성전의 보호가 이스라엘의 민족적 사명이었습니다. 그들의 존재 이유는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였습니다. 그 제사를 위해 한 민족을 이 땅에 두신 것입니다. 신약에 와서 우리 성도들의 목표 역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하나님이 형식적 요소를 갖춘 예배를 늘 기뻐하시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마치 많은 돈을 주고 양을 사 드리는 제물을 기뻐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은 신령과 진정으로, 온 마음을 다해 드리는 예배를 받으십니다. 그렇다면 온 마음을 다해 드린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하나님과 기도로 교통하는 사람이 드리는 예배를 말합니다. 날마다 기도하면서 하나님과 영으로 통하는 사람, 그 사람이 진정으로 예배하는 예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반대로 기도하지 않는 사람, 하나님과 교통하지 않는 사람이 드리는 예배는 불신자들이 행하는 의식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진심으로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배 없는 기도는 있을 수 있어도, 기도 없는 예배는 있을 수 없습니다. 기도가 수반되지 않는 예배는 형식일 뿐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가 되지 못합니다.

오늘날 교회가 웅장한 건물을 짓고, 온갖 악기와 화려한 옷을 입은 찬양대가 감미로운 찬양을 드려도 하나님과 교통하지 않는 예배는 비용이 많이 들어간 의식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도가 중요합니다. 기도가 성도를 살리는 능력이요, 기도가 살아있는 예배를 드리게 하는 능력입니다.

이경석 목사 (안산 한마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