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좋은 약’ ‘값싼 약’ 두마리 토끼 잡기

입력 2013-09-30 16:52


만성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할머니는 매달 진료를 받을 때마다 눈시울을 붉히곤 한다. 여러 질환을 복합적으로 앓고 있어 병원을 자주 찾는 편인데 병원비를 자녀들에게 의존하다 보니 항상 미안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할머니 한 분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느덧 ‘100세 시대’라는 말이 귀에 익을 만큼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됨에 따라 의료비용이 높아지면서 사회경제적인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빅데이터 국가전략포럼이 분석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비 지급 자료’에 따르면 노인 인구는 최근 7년 사이 38.3%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노인 의료비는 3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질환을 앓게 되는 고령의 나이에는 일정한 수입이 없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 가장 가격이 싼 약으로 처방해 달라고 하소연하는 환자를 보면서 ‘좋은 약’과 ‘저렴한 약’ 중에 고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의약품의 등장이 반가웠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획기적인 신약으로 평가 받으며 출시됐던 오리지널 의약품들은 특허 기간이 만료되면서 가격이 저렴해지기도 하고, 오리지널 의약품과 같은 성분, 같은 효능을 지닌 저렴한 제네릭 의약품들이 속속 출시됨에 따라 보다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물론 오리지널 의약품은 오랜 기간 널리 쓰여지면서 그 효능과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된 의약품이므로 믿고 복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주로 제조해 오던 다국적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수준의 품질 기준을 적용하여 제조한 ‘퀄리티 제네릭’도 출시하고 있다.

퀄리티 제네릭이란 오리지널 약물 대비 효과와 안전성이 동등함을 입증한 약물을 말한다.

특정 의약품을 선호하는 것도 무조건 저렴한 의약품을 권장하는 것도 아니다. 의약품의 홍수시대라고 할 만큼 많은 약이 나와 있다. 그 안에서 뛰어난 효과와 안전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가격은 합리적인 치료제의 등장은 실로 반가운 소식이다. 환자들의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는 선택의 기회가 많아진 만큼 의료진의 처방도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또한 환자들은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가장 적절한 약을 처방 받고 권고에 따라 안전하게 복용하는 것이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살아가는 해답임을 명심해야 한다.

최강식 최강식내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