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철도 6년 동안 1조원이상 혈세 낭비

입력 2013-09-30 09:50

[쿠키 사회] 2007년 3월 개통된 인천공항철도가 정부가 민자업자에게 지급한 운임수입보조금(MRG)으로 인해 국민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개통 이후 2012년까지 6년 동안 1조원(1조904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단일사업으로는 유례가 없는 거액의 혈세 지급사례라는 것이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문병호 의원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2월 2단계 서울역~김포공항 구간이 개통되면서 2011~2012년 운임수입보조금(MRG)은 연평균 2850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났다. 2007년 3월 1단계 김포공항~인천공항 구간이 개통된 후 2007~2010년 정부가 민자업자에게 지급한 운임수입보조금(MRG)은 연평균 1300억원 수준이었다.

문 의원은 이처럼 인천공항철도가 개통 6년 만에 1조원이 넘는 국고가 지급된 것은 1996년 교통개발연구원이 수행한 타당성 조사의 수요예측이 엉터리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2001년 3월 정부가 현대건설컨소시엄인 인천국제공항철도㈜와 실시협약을 맺으면서 10.39%(세후 불변가)의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고, 운영기간 30년 동안 예상운임수입의 90%를 보전하는 보조금(MRG) 조항을 둔 것도 천문학적 국고지급의 원인이 됐다.

그 결과 정부와 인천국제공항철도㈜가 맺은 실시협약상 2007~2013년 이용자 예측치 합계는 8억843만6000명이었으나 지난 8월까지 실이용자수는 1억4639만8000명으로 이용율이 18.1%에 불과했다. 또 실시협약상 2007~2013년 요금수입 예측치 합계는 2조3485억5100만원이었으나 올 8월까지 실적은 1607억3000만원에 그쳐 예측치의 6.8%에 불과했다.

문의원은 엉터리 수요예측과 막대한 국고지급액에 놀란 정부는 현대건설컨소시엄이 금융권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반대했으나 2010년 12월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서 운임수입보조금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런 천문학적 국고지원금이 매출액에 포함되면서 공항철도는 2007~2008 적자 상태에서 2009~2010년 당기순이익이 발생했다. 하지만 2010년도 말 2단계 개통에 따른 운영차입금 증가와 후순위대출금 증가로 이자비용이 600억원대에서 1700억원 수준으로 급증해 2011년 1697억원, 2012년 239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인천공항철도 인수대금 1조2000억원을 채권발행으로 조달하면서 부채가 증가하고 2009년 122억원, 2010-2012년 연670억원의 금융이자가 발생했다. 이에 철도공사는 이자비용 저감을 위해 2011년 2월 인천공항철도 출자금 8267억원 중 5870억원을 후순위대출로 전환해 2011년 443억원, 2012년 528억원의 이자를 수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공항철도 인수대금으로 인한 실질금융비용은 연간 140억원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문 의원은 “정부는 공항철도를 코레일에 인수시키고 운임수입보조금(MRG) 조건을 낮춤으로써 정책실패를 줄여보려고 했지만, 국고보조금 1조원이 보여주듯이 정책실패의 정도가 워낙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감사원 감사를 의결해 공항철도의 터무니없는 수요예측과 잘못된 민자철도 정책의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