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쇼핑몰 테러범, 점포 빌려 범행 준비

입력 2013-09-29 18:19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대형 쇼핑몰을 공격한 테러범들이 범행 전 상가 내 점포를 빌려 사전 준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테러 가담 혐의로 전 세계에 수배령이 내려진 영국 여성 ‘화이트 위도(백인 과부)’는 쇼핑몰 인근 집을 빌려 범행을 기획한 정황이 발견됐다.

케냐 보안당국 관계자들은 테러 주범으로 알려진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단체 알샤바브나 협력자가 사건 수 주일 전 쇼핑몰 내 소형 점포를 임대했다고 말했다고 BBC 등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테러범들은 직원용 승강기로 무기와 탄약을 반입해 미리 쌓아둘 수 있었다. 쇼핑몰 1층 환기구에는 숨을 공간을 마련해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당국자들은 덧붙였다.

이 덕에 신속히 몸을 숨기고 재무장하면서 케냐 군·경과 장기간 대치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테러범들은 난입 전 쇼핑몰 인근에 나타난 2대의 차량에서 쏟아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테러범들이 점포를 빌리는 과정에서 부패한 공무원이 발급한 위조 신분증을 이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케냐 당국은 화이트 위도로 불리는 사만다 루스웨이트(29)가 쇼핑몰에서 약 90m 떨어진 집을 빌려 테러를 기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미러가 보도했다. 루스웨이트는 최근 수개월간 한 차례 이상 나이로비에 거주한 뒤 소말리아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루스웨이트가 머무른 것으로 추정되는 집은 지난 24일 나이로비 공항에서 국제선 비행기를 타려다 체포된 터키 남성이 소유하고 있었다. 40∼50대로 추정되는 그는 테러범들이 쇼핑몰 점포를 빌리는 데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