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극우 ‘황금새벽당’ 와해되나

입력 2013-09-29 18:20

그리스 사법당국이 네오나치 성향의 극우 정당인 황금새벽당 당수와 의원을 범죄단체 구성 등의 혐의로 체포해 기소하는 등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섰다고 BBC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군사정권에서 민정으로 1974년 이양된 그리스에서 현직 의원이 체포된 것은 처음으로, 황금새벽당은 원내 진출 15개월 만에 와해위기를 맞았다.

그리스 경찰은 이날 니코스 미칼로이아코스 당수를 비롯해 현직 의원과 당원 등 17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의원과 당원은 모두 3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18일 황금새벽당 지지자인 트럭운전수가 인종 차별을 비난한 래퍼 파블로스 피사스를 살해한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그리스 정부는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신나치파가 사회를 좀먹고 범죄와 테러를 저지르며 민주주의를 낳은 국가의 근본을 훼손하고 있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유럽인권위원회도 올 초 그리스 방문 조사에서 인종차별 폭력사건에 황금새벽당 당원이 연루된 것을 확인하고 그리스 정부에 제재를 촉구했었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는 황금새벽당이 주로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폭력범죄에 연루됐지만 헌법에 따라 정당 활동이 보장된다며 소극적인 대처를 해왔다.

황금새벽당은 미칼로이아코스 당수가 1980년 극우성향의 잡지를 만든 것에서 시작해 93년 정당으로 등록해 정치활동에 나섰다. 구제금융에 따른 혹독한 긴축정책에 이반된 민심을 얻고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전국 7%의 득표율로 18석을 차지하며 원내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나치 문양과 비슷한 문양을 상징으로 삼는 이 정당은 독일 네오나치 세력과 연계를 도모하기도 했다.

이제훈 기자